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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괘씸한 ‘호날두 노쇼’, 한국인 무서움 보여줘야 한다

2019-07-31 오전 10:26:00 임기환

(베스트 일레븐)

‘호날두 노쇼’ 사태로 시끄럽다. 그러나 우리만의 시끄러움으로 그쳐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최소 출전 조항을 어기며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호날두 소속 팀 유벤투스는 킥오프 시간을 넘기고 도착, 한 시간 뒤에야 경기에 임했다. 6만 5,000여 관중을 패닉에 빠트린 건 호날두였다. 이날 모인 대다수는 ‘유벤투스’보다는 ‘호날두’를 보기 위해서였다. ‘평생 한 번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인당 1백 만 원이 넘는 돈을 쓴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처음에 손을 흔들며 팬을 반기는 듯했던 호날두는 이후 시종일관 ‘뭐 씹은 표정’으로 벤치만 지켜 팬들을 화나게 했다.

호날두는 사전 팬 사인회, 올스타전에 불참하고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부한 것도 모자라, 이탈리아 복귀 후 철 없는 행동으로 국내 팬들로부터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환한 표정으로 러닝머신에 오른 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물론, ‘행복’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근육에 문제가 있어 올스타전을 뛰지 않았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이었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는 한국 팬들을 철저히 기만한 것도 모자라 ‘짖는 개 쳐다 보듯’ 무시하고 있다. 그러지 않고선 도무지 인간 상식으로 할 수 없는 언행들이다. 호날두는 중국에선 모든 걸 쏟아 부었지만 한국 팬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행동했다. 유벤투스는 한국 시장을 ‘호구’로 봤다. 유벤투스는 당일 소화 일정도 괜찮다고 하며 주최 측과 계약을 맺었지만 그 말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위약금을 얼마나 물었는지는 밝혀진 바 없으나, ‘어차피 중국까지 온 거 한국에서 한탕 벌고 가자’라는 마인드로 ‘먹튀’했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최근 보도로 정황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 국내 매체의 취재 결과 유벤투스가 경기 주최사인 더 페스타를 통해 밝힌 한국 입국 심사 시간도 2시간이 아닌 26분에 불과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유벤투스 부회장 파벨 네드베드는 올스타전 경기 시간을 전후반 45분씩에서 40분으로, 하프타임을 15분에서 10분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호날두와 유벤투스 방한 특수를 노린 불법광고 등 ‘한탕주의’와 관련한 만행은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책임보다는 핑계를 앞세운 주최사 더 페스타 역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이번 ‘호날두 노쇼’는 사실 더 페스타가 가운데서 계약 이행을 확실히 이끌어 내지 못한 책임이 가장 크다. 이제 와서 자신들도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 하는데, 더 큰 피해는 그들의 홍보만 믿고 상암을 찾은 관중들이 봤다.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유벤투스의 밀어붙이기 식 추진을 ‘덥석’ 받아 문 책임에서 그들도 벗어날 수 없다.

한국 팬 2명은 한 법률사무소를 통해 주최사 더 페스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카페를 통해 현재 1천 명이 넘는 피해자가 집단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호날두와 유벤투스 그리고 유벤투스의 방한을 주최한 더 페스타에 대한 고발 사건을 주최사 소재 관할 담당인 서울 수서경찰서에 배당,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 노쇼’ 등 유벤투스가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항의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호날두 사태에 대응하는 움직임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유벤투스 측은 아직 미동도 없다. 호날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로 60억 원이 넘는 입장 수익 등 ‘호날두 효과’로 단물만 뽑아 먹은 집단은 구체적 대응과 피해자 보상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 팬, 나아가 한국 축구 시장과 종사자를 우롱하고 있다. 호날두라는 초대형 스타의 이름값과 유벤투스의 브랜드 가치로 ‘갑질’만 저지르고 한국을 떴다. 이들 안에 숨은 이권 집단들도 뿌리를 뽑아 다신 이 바닥에 자리 깔기 힘들게 박멸해야 한다. 이름을 바꿔 다른 걸 하더라도 대중은 항상 머릿속에 인지를 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더 큰 집단적 힘을 응집시켜 밀고 나가야 한다. 지금 보면 호날두와 유벤투스, 그리고 더페스타 소송 관련 카페만 해도 여러 개로 난립해 있다. 각개 전투가 아닌, 하나된 집단의 힘이 필요하다. 어린 층이 대다수인 피해자 팬들은 호날두 SNS에서 애꿎은 한국어 욕설만 남기고 있다. 그런 식의 행동은 별로 쓸모가 없다. 후자의 경우 호날두에게 정신적 피해를 남길지 몰라도 그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팬들의 받는 피해는 더 커진다. 상암을 찾아 직접적 데미지를 본 피해자라면 무덤덤하게 넘기지 말고 더 큰 ‘빡침’과 실천적 시퀀스를 발휘해 행동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솔직히 말해 1천 명만 소송에 참가할 것만 아니라 적어도 1만 단위는 넘는 대응으로 뭉쳐져야 효력이 훨씬 커진다.

이런 일은 선례를 남기는 게 중요하다. 이슈를 한국이라는 작은 그릇을 넘어, 유럽과 세계로 널리널리 퍼트려야 한다.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적어도 창피함은 느낄 정도로 말이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다면, 다시 저들은 다른 축구 변방(이라고 생각하는 나라)에서 똑같은 짓을 하고 다닐 게 분명하다. 호날두와 네드베드 부회장의 인식에서 그 단면이 보인다. 이러한 ‘갑질’을 저들이 다시는 저지르지 못하도록 한국 축구 팬, 나아가 국민의 매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백마디 말보다 던지는 칼이 더 무서운 법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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