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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원의 축구 현장] 우리도 교훈으로 삼아야 할 장쑤의 몰락

2021-03-04 오전 10:51:00 박공원

(베스트 일레븐)

박공원의 축구 현장

최근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얻는 중국 축구 이슈가 있다. 2020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 장쑤 쑤닝이 돌연 해체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직전년도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영광을 내던지듯 축구판에서 손을 떼려는 모습에 중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팬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1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에도 영향이 있을 이슈기 때문일 것이다.

축구 실무자 관점에서도 장쑤 쑤닝의 갑작스러운 해체는 심각하게 바라볼 만한 이슈다. 사실 전조는 있었다. 최근 십년 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럽에서 뛰는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화려함을 추구했던 중국 슈퍼리그지만, 내부에서는 문을 닫는 팀들이 꽤나 많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톈진 취안젠, 이후 톈진 텐하이라고 명칭을 바꿔가며 존속하려 했던 팀이 끝내 사라지기도 했다. 장쑤 쑤닝의 경우 중국에서 가장 큰 가전 유통 업체인 쑤닝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팀이라 재정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번 일을 통해 실상은 모래성 위에 지어진 강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슈퍼리그의 거품은 왜 빠지고 있을까? 그들의 정책과 환경이 변화한 것 같다. 처음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중국 프로축구에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했다. 이른바 ‘축구 굴기’라 불리는 정책을 통해 프로축구를 통한 중국 축구의 실력 향상을 도모했는데, 이를 위해 중국 각지의 대기업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전자상거래 대기업·거대 유통 업체·국영 기업 등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냈는데, 이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세금 혜택 등을 제공했다. 과거 중국 슈퍼리그가 세계 축구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불렸던 이유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슈퍼스타들을 불러들이기만 했을 뿐,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거칠 게 표현하자면 그저 돈을 막 쓰기만 했다. 중국 클럽들은 최근에는 내년도 예산을 미리 끌어쓰는 선투자식 전력 보강을 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빚투’를 한 셈인데,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남은 거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주어진 것이다. 제아무리 중국 최대 기업이라 할 지라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빚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1990년대 일본 J리그가 겪었던 버블과 흡사하다. 그리고 그 충격은 과거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장쑤 쑤닝의 이번 파산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가진 모기업을 둔 클럽일지라도, 프런트 혹은 구단 운영을 책임지는 실무 책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이러한 위험은 과거 사례에도 있다. 일례를 들겠다. 과거 일본 J리그에서는 거대 자동차회사인 닛산을 모기업으로 둔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를 모기업으로 둔 요코하마 플뤼겔스가 합병되는 일이 있었다. 지금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로 재탄생한 배경이다. 그런데 당시 양 구단에 속한 프런트들은 양 구단의 합병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니까 그룹의 윗선끼리 합의해 처리한 일이었다.

이렇게 한 구단이 난데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장쑤 쑤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최근 한국 프로야구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SK 와이번스가 신세계 그룹에 팔린 게 좋은 사례다.

이처럼 구단이 갑자기 없어지거나 경영권이 바뀌게 된다면 클럽은 큰 변화, 최악의 경우에는 팀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모기업 혹은 지자체로부터 재정적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클럽의 비전과 정책을 세우고, 나아가 팬 커뮤니티와 스폰서십 확충에도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무작정 선수 자원에만 투자해 성적만 추구할 게 아니다. 성적을 추구하되, 장기적 측면에서 클럽에 수익을 불어넣어줄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돈 쓰기에 급급한 분위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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