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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원의 축구 현장] 아세안 쿼터, 제2의 아스나위 효과 보려면?

2021-03-11 오전 9:30:00 박공원

(베스트 일레븐)

박공원의 축구 현장

최근 K리그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축구 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나 유럽 뺨치는 축구 열기를 자랑하는 터라, 제대로 흡수를 하면 리그의 대외적 브랜드 가치와 실질적 수익을 모두 올릴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세안(ASEAN) 쿼터를 마련해 동남아시아 선수 영입을 위한 여지를 만들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아세안 쿼터는 일본 J리그가 먼저 도입한 제도다. J리그는 특히 태국 리그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테라톤 분마탄·차나팁 송크라신 등 태국 내에서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는 선수들을 일본 J리그로 데려와 활약할 기회를 주고 있다. 이중 테라톤은 요코하마 F마리노스 소속으로 일본 J리그 우승까지 경험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과거 성공 사례가 있긴 했다. K리그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는 피아퐁 푸에온인데, 그 역시 태국인이다. 하지만 이후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성공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베트남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루언쑤언쯔엉·응우옌 콩푸엉 등이 K리그에서 잠깐 활약한 적이 있으니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떠나고 말았다. 최근 실적이 좋지 못해서인지, 콩푸엉이 한국에 왔을 때 생긴 아세안 쿼터는 근 2년간 어느 팀도 활용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서서히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했을까?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기량이 그리 대단하지 않은데다 현지 물가 사정을 생각할 때 적은 연봉으로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선수 몸값은 단순히 기량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시장의 크기 역시 선수의 몸값에 영향을 끼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현지에서 자국 축구 리그에 대한 열기가 워낙 뜨겁다 보니 연봉 수준이 어지간한 K리그 선수들을 능가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쓸 만한 선수를 데려올 계획을 세우는 K리그 팀의 경우, 연봉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요컨대 연봉 대비 효율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힘들다는 얘기다.

최근 안산 그리너스에 입단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라이트백 아스나위 바하르는 자국에서 받는 연봉 수준을 스스로 대폭 깎아 안산에 입단했는데 이는 특별한 케이스다, 꿈을 위해 이런 결심을 한 아스나위와 같은 마음을 먹는 동남아 선수들을 찾아보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연봉에 대해 민감한 한국 선수들처럼, 동남아시아 선수들에게도 연봉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스나위를 통해 아세안 쿼터의 문호가 다시 열린 건 반가운 일이나, 아세안 쿼터를 리그 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는 아직 정착하지 않았다고 봄이 옳다. 때문에 이 제도를 보다 정착시킬 생각이 있다면 더욱 당근을 내거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 J리그의 경우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에 지원금을 준다. 일본 J리그를 대표해 아시아 무대에 나서는 만큼 더욱 철저히 전력을 구성하라는 뜻에서 내리는 장려금이다. 취지는 다르지만, 이러한 발상을 아세안 쿼터에 적용하면 어떨까?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인도네시아에 K리그 중계권을 팔았다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 중계권 계약, 아스나위 덕분인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만든 안산에도 그에 합당한 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케이스가 나오게 된다면, 다른 팀들도 아세안 쿼터에 대해 이전보다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위험 부담을 구단이 떠안는 식으로 흐르면 아세안 쿼터는 정착하기 힘들 것이다.

더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산이 아스나위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프로연맹 역시 이를 통해 공격적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아세안 쿼터를 활용한 구단과 서로 주고받으며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제2의 아스나위 효과가 K리그 곳곳에서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안산 그리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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