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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의 Here is the Glory] 이 한 경기를 위해 달려온 4년을 기억하라

2019-06-17 오후 5:45:00 안영준

(베스트 일레븐)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 경기를 허투루 치러선 절대 안 된다. 이럴수록 더 힘을 내야 한다. 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얼마나 간절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를 기억한다면 더욱 그렇다. 어려움 속에서 노르웨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여자 대표팀의 이야기다.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18일 새벽 4시(한국 시간) 2019 FIFA(국제축구연맹) 프랑스 여자 월드컵 조별 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에겐 쉽지 않은 경기다. 한국은 이미 프랑스에 0-4로 패했고, 반드시 잡았어야 했을 나이지리아전마저 0-2로 졌다. 아직 획득한 승점이 하나도 없으며, 득실 차는 –6이나 된다. 기세도 많이 꺾였다. 요컨대 현재 조별 라운드 상황만 놓고 보면, 최종 노르웨이전은 이미 큰 가치를 갖기가 힘든, 얻을 게 없는 경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의 한 경기는 앞뒤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모두의 관심이 쏠렸던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전뿐 아니라, 이미 전세가 크게 기운 뒤 치르는 노르웨이전도 모두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월드컵 본선 무대인 건 똑같다.

노르웨이와 치를 이 한 경기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한국 여자 축구는 그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에 태극기를 내걸기 위해, 선수들은 온힘을 내걸며 싸웠다.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공포의 평양 원정’서 “죽이자”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온몸을 내던졌고, 결국 기적의 1-1 무승부를 만들며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본선에 오른 뒤엔, 호주의 탄탄한 피지컬을 이겨내기 위해 남자 선수들이 차는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가며 수비력을 키웠다. 결국 이를 앞세워 호주와 일본 등 아시아 강호들에게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고, 기어이 월드컵 본선행을 이룰 수 있었다. 온갖 위기를 다 헤쳐내고 얻은 성과였다.

이들이 이처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염원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4년의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스스로 더 큰 무대에서 뛰며 가치를 높이기 위함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이루고, 한국 여자 선수들이 세계의 화려한 스타들 속에서 맞서 싸우며 경쟁력을 보이고자 했다. 그러면 그 다음 세대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갈 것이고, 자라나는 한국 여자 축구 꿈나무들에게도 희망과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임선주와 김혜리 등 어느덧 베테랑이 된 한국 여자 대표팀 수비수들은 “우리 세대 뒤에 올라오는 선수 숫자도 줄고, WK리그 팀도 줄고 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그 뒤에도 여자 축구를 하려는 선수들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던 바 있다. 단순히 개인의 영광과 개인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건 한국 여자 축구의 구성원이 갖는 책임감을 넘어, 일종의 사명감이었다.

그렇게 사명감으로 4년의 시간 동안 노력해서 얻은 경기 중 하나가, 바로 몇 시간 뒤에 치러질 노르웨이전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그만큼 값진 기회다. 언급했듯 조별 라운드 상황은 좋지 못하다. 이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16강 진출을 무조건적으로 보장받기는 쉽지 않다. 아니, 사실상 어렵다.

그래도 포기해선 안 된다. 이 경기를 얻기 위해 고생했던 시간을 잊지 말자. 이 경기를 통해 한국 여자 축구에 힘이 되겠노라 다짐했던 사명감을 잊지 말자.

어쩌면 모두가 포기했을지 모를 노르웨이전이지만, 그녀들에겐 4년 동안 달려온 이유를 말해야 하는 너무도 소중한 경기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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