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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의 Here is the Glory] 이금민의 도전을 웃음거리로 만든 맨시티, 사과하라

2019-08-10 오후 3:31:00 안영준

(베스트 일레븐)

이번 여름, 한국 여자 축구계에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WK리그 경주한수원에서 뛰던 국가대표팀 공격수 이금민이 맨체스터 시티 레이디스로 이적한 것이다.

첼시 위민에서 뛰던 지소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레이디스에서 활약 중인 조소현에 이어 세 명의 한국 선수가 영국 무대를 밟으며, 한국 여자 축구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더해 더 큰 무대와 더 많은 발전을 꿈꾸던 1994년생의 유망주 개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이금민이 이적을 마무리 짓고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하려는 찰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우리는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온 이금민의 영입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라는 글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 레이디스 유니폼을 입은 이금민 선수의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많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이금민을 여자 선수가 아닌 남자 선수로 대하며 댓글을 남긴 것이다.

이금민의 오피셜 직전, 주앙 킨셀루의 이적 확정을 기다리던 많은 팬들은 “킨셀루는 어디 가고 이 선수가 왔느냐”라며 애꿎은 이금민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 SNS 담당자가 “그녀(She)는 맨체스터 시티 레이디스에서 영입한 한국 여자 대표팀의 훌륭한 선수”라고 보충 설명을 달았음에도, “So, Who is he?(그래서 이 남자 누군데?)”라고 댓글을 다는가 하면, “아마도 임대를 다녀야 할 것”,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택이 실망스럽다”라며 조롱이 섞인 댓글을 달았다.

댓글은 815개를 넘어섰다. 일부에선 “그녀가 여자 팀 신입생이라는 걸 알아달라. 지금 내 기분은 끔찍하다”라며 비난을 막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댓글은 이금민을 ‘He’로 표현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시티 레이디스가 계정을 함께 사용해 빚은 촌극이 아니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 SNS에는 맨체스터 시티 레이디스의 로렌 햄프의 생일을 축하하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타일러 톨란드의 영입 소식을 전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여기엔 그녀들을 남자라고 조롱하는 댓글이 없었다. 대부분 격려와 축하의 인사였다.

꽤 심각한 사안이다. 여자 팀에 입단한 선수를 향해 “이 남자는 누구냐”라고 물었다. 외신들이 먼저 들고 일어섰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 혼동은 인종차별에서 기인한다”라며 규탄했고, 아시아 축구 소식에 능통한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존 듀어든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여자 선수의 영입 소식을 잉글랜드 팬들은 남자 선수로 여기고 반응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잉글랜드에 출처를 둔 에버턴 팬 사이트 역시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한국 여자 축구 선수 영입 소식에 그가 누구냐고 답했다”라며 이슈화시키기도 했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명백한 잘못이다. 물론 오해를 한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 뒤의 정황상 실제로 남자 선수라 착각한 댓글은 많지 않다. 이후로는 도가 지나친 장난과 조롱이 주를 이뤘다. 이는 청운을 품고 잉글랜드로 건너간 이금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

한국 여자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이금민은 남자 취급을 받기 위해 큰 무대로 간 게 아니다. 더 좋은 환경과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 팬들에겐 배울 게 없어 보인다. 이금민의 멋진 도전을 웃음거리로 만든 일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반드시 사과가 필요하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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