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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의 Here is the glory] “왜 하느냐” 구박 받는 동아시안컵, 누군가에겐 ‘꿈의 무대’다

2019-12-15 오전 8:18:00 안영준

(베스트 일레븐=부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이 기대보다 적은 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더해 한국 여자 대표팀과 대만의 경기는 중국전, 일본전보다도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걱정도 이어진다.

하지만 이 경기를 매일 상상 속에서만 그리며 열심히 땀 흘렸던 그녀가 있다. 일부에선 관심도 적은 이런 대회를 왜 하느냐고 문제 삼고 있지만 그녀는 이 ‘꿈의 무대’에 나서기 위해 밤잠도 설쳤다. 이와 같은 기회가 대단히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대표팀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다.

14일 오후 3시 치러진 한국 여자 대표팀의 대만전 대비 공식 훈련에 앞서 전하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1992년생의 전하늘은 아직 A대표팀에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후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고 대표팀 명단에는 합류했지만, 오랜 시간 뒤에서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콜린 벨 감독은 14일 미디어 인터뷰 대상자를 직접 전하늘로 지목했다. 전하늘이 다가올 대만전에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가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전하늘에겐 더없이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다. 평생 꿈꿔왔던 A매치 출전을 동아시안컵 대만전을 통해 이루게 됐다. 그녀는 의미를 되짚기만 해도 감정이 벅찬 듯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다가 “매일 상상만 하고 꿈에 그렸던 자리다. 나에게 A매치 출전은 진짜 ‘꿈’이었다”. 어려운 공이 왔을 때 멋있게 막아내고 부둥켜안는 장면을 막연히 상상만 해왔다. 긴장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단순히 전하늘 개인의 꿈이 이뤄지는 날이라 의미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그동안 딸에게 부담이 될까 전화 한 통 넣지 못하던 그녀의 가족들이 KTX를 타고 한걸음에 부산으로 내려올 만큼 그녀에게 특별한 날이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A대표팀이 개인의 꿈을 이루는 데에 주 목적이 있는 집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다 주목해야 할 건 A매치 출전을 상상 속에서 준비하며 평생 꿈꿔왔던 그녀가 이와 같은 기회를 통해 꿈을 이루고 대표팀 일원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동아시안컵의 주 목적 역시 동아시아의 축구 경쟁을 통해 상호 간 축구 발전을 이루는 것이지만, 더해 이를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이 아시아 수준의 국제 대회를 경험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대만전이 이번 대회 가운데서도 큰 주목을 받는 경기는 아니지만, 전하늘과 같은 새로운 선수의 데뷔는 대표팀 전체에 큰 동력이자 자산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선수는 새 기회와 동기부여를 얻고, 팀 전체는 보다 폭 넓은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과 같은 무대에선 집중하기 힘든 효과다.

모든 선수들의 출발이 화려할 수는 없지만, 어떤 화려한 선수든 출발이 있어야 한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출발을 해야 훗날의 성공도 있고 'A매치 센츄리 클럽‘도 있다.

월드컵 2회를 포함해 A매치를 126경기나 뛰며 한국 여자 축구의 정신적 지주이자 대들보로 성장한 조소현도 데뷔전은 2008 동아시아연맹 여자 축구선수권대회 대만전이었다. 그렇게 꿈을 이뤄나간 조소현이 오늘날 한국 여자 축구에서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여기, 전하늘 역시 동아시안컵 대만전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누군가에겐 왜 하느냐고 조롱하는 대회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 대회가 상상 속 세계가 현실에서 이뤄지는 ‘진짜 출발’이자 ‘꿈의 무대’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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