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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jury Time-‘서울다움’과 멀어지는 FC 서울 프런트

2020-05-22 오전 9:35:00 손병하

(베스트 일레븐)

‘서울다움.’

2018년 말 FC 서울로 복귀한 최용수 감독은 끝없이 추락하던 팀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다움을 찾아야 한다.” 우승을 다투던 팀이 강등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예전의 강력함과 자부심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은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칠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어느 정도 서울다움을 회복했다 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그런데 그 서울다움을 찾는 일은 아직 선수단에만 국한한 듯하다. 축구 클럽을 구성하는 또 다른 중요한 축, 프런트는 강등 위협에 시달려 불안하게 2018년과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어떤 측면에서는 그때보다 훨씬 더 위태롭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그리고 시작한 후 K리그에서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팀은 모두 서울이었다. 안타까운 건 그 이슈가 모두 부정적이란 사실이다. 시즌 전엔 기성용 사태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더니, 시즌이 시작한 후엔 일명 ‘리얼돌’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기성용 사건은 친정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선수를 제대로 붙잡지 못해 생긴 일이고, 리얼돌은 다른 팀들과 다른 방법으로 홈경기를 준비하다 생긴 사건이다. 둘 모두 의도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순 없겠으나, 결과적으로 서울답지 못한 일 처리를 해 지탄받고 있다. 아무리 의도가 선하더라도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박수받을 수 없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두 사건의 공통점은 서울답지 못한, 더 정확하게 서울 프런트답지 못한 것에 있다.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 프런트는 경기를 만드는 선수들과 그 경기를 보는 팬들을 위한 가교 역을 한다. 프로 스포츠의 존재 이유가 팬이기에, 프런트가 맡은 그 가교의 중요성은 대단히 크다. 그래서 프런트의 업무 능력과 역량은 성적은 물론, 흥행에도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친다.

과거 서울 프런트는 서울답게 일을 참 잘하는 집단이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연고를 튼, 대기업이 후원하는 구단답게 참신한 발상과 깔끔한 일 처리가 돋보였다. 선수단 지원도 훌륭했고, 각종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 팬 서비스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서울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그리고 명문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2020년 현재 서울 프런트를 보면, 일종의 ‘강박’에 사로잡힌 것 같다. 서울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전제는 알고 있지만,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계속 무리수를 던진다. 이번 리얼돌 사건도 남들과 다르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 달라야 한다’란 강박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나머지 지켜야 할 선을 망각했고, 그게 큰 화가 됐다.

문제는 최근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단발적이나 일시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강등권까지 추락한 2018년에는 선수 영입 실패로 문제를 촉발시켰고,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을 때엔 특정 일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여론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후 기성용 영입 실패와 리얼돌 사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다발적이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긴 때문인지, 서울 프런트 전체가 좌우를 볼 수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경주마가 된 느낌이다.

프로 스포츠 프런트의 일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음지의 일이다. 하여 직접적 관계자가 아니고서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최근 일어나고 있는 서울 프런트의 일 처리를 보면, 뭔지 모르게 서울답지 못하다는 건 짐작할 수 있다. 전부터 이랬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분명 전과는 다른 실수를 연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프런트가 이번 리얼돌 사건을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식으로 대처해선 곤란하다. 왜 자신들이 과거와 다르게 이런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지, 왜 서울다움을 찾아가고 있는 선수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진중하고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며 눈을 감고 귀를 닫으면, 서울다움을 찾는 일은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선수가 헛발질을 하면 한 경기를 잃는다. 그러나 프런트가 헛발질을 하면 한 시즌, 나아가 지금까지 이룩한 역사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 계속되는 헛발질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서울 프런트의 진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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