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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피플] 아픈 겨울 맛본 안병준이 부산에서 꿈꾸는 반전

2021-02-02 오후 12:36:00 김태석

(베스트 일레븐=부산)

◆ ‘피치 피플’
부산 아이파크 FW
안병준


최근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은 안병준은 어쩌면 지난겨울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마음고생한 선수일 수 있다.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수원 FC의 승격 일등 공신 구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 FC 메디컬 테스트에서 통과되지 못하며 꿈에 그리던 K리그1에 진출하지 못했다.

함께 뛰던 ‘단짝’ 마사를 비롯한 몇몇 동료들이 이적을 통해 K리그1 팀으로 이적하거나, 수원 FC에 잔류해 K리그1를 경험하게 됐다는 점을 떠올리면 가장 크게 공헌한 안병준 처지에서는 K리그2에 그대로 잔류하게 된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안병준은 다시금 축구화 끈을 바짝 동여매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안병준은 <베스트 일레븐>과 만남을 통해 지난겨울 이적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새 출발점에 선 지금 어떤 마음가짐인지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어수선했던 지난겨울,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부산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에 오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안병준은 입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짤막하게 대답했다. 조금은 인터뷰 진행이 쉽지 않았다. 일본에서 자라선지 약간은 어눌한 그의 한국어 구사 능력 때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자리에서는 새 팀 이적을 축하하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게 보통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이적이기에 그 얘기를 먼저 묻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궁금해 할 팬들이 알아야 할 질문이기에 던져야 했다.

“거의 보도된 대로입니다. 정신적으로 몇 주 동안 많이 힘들었죠. 이런 정신 상태로 다시 새로운 팀에서 마음을 바꿔 잘할 수 있을지도 스스로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랬더니 안병준은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얘기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안병준은 강원에서 두 번째 진행했던 메디컬 테스트에서 정상 판정을 받고도 이적이 불발된 것에 대해 솔직히 섭섭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수원 FC의 승격을 함께 한 동료들처럼 K리그1를 누비지 못하는 것도 안병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요소였다. 안병준은 “그 점이 가장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래도 좌절만 할 수는 없엇다.

“마사를 비롯한 수원 FC 동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어요. 주변에서 많은 격려를 받을 수 있었기에 마음을 잡을 수 있었고요. 여러 가지 일이 벌어져 이렇게 된 거니까 저로서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부산을 향한 지금의 내 감정, 축구를 통해 보이고 싶다”

“부산이 제게 제안을 주시는 과정에서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됐습니다. 물론 아까 말했듯 마음을 가다듬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매일 부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 분들의 격려 덕에 다시 이 팀에서 잘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축구를 통해 부산 팬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그때 부산이 안병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부산은 안병준의 강원 메디컬 테스트 불발 소식을 접하고도 도리어 그의 무릎 상태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끔 돕겠다고 나섰다. 비록 K리그2에 속해 있지만 진심을 다하는 부산의 자세는 안병준이 마음을 다잡는데 큰 힘이 됐다.

“감독님께서도 제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신 마음을 급하게 가지지 말라고 하셨어요. 지금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훈련한 건 얼마되지 않았는데, 감독님께서는 마음을 급하게 가지지 말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나가라고 배려해주십니다.”

안병준은 덕분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안병준은 K리그2 MVP라는 화려한 타이틀 덕분에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는 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병준은 선수 개개인이 빛나기 위해서는 팀적인 관점에서 잘 녹아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개인 기량을 내세우기보다는 팀 전술이나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하는 거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이 K리그2로 강등이 됐기에 팬들께서도 많이 힘드셨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크다고 봅니다. 선수로서 팬들이 느끼셨을 아쉬움을 달래고, 기대감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시즌이 끝날 때는 웃으면서 끝내고 싶습니다.”

안병준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그런 안병준에게 부산이 다가오는 시즌에는 험난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매해 K리그2 팀들의 전력 보강이 심화되고 있으며, 올해는 더욱 그런 경향이 뚜렷해 그 어느 팀도 K리그1행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그러자 안병준은 경험담을 통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가 몸담았던 수원 FC도 솔직히 작년 이 시점에는 이번 시즌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어요. 하지만 시즌을 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쌓아나갔죠. K리그2 팀간 전력 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다하면 노력했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산 팬들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말을 대신 전했다. 부산 팬들은 K리그2 MVP와 득점왕을 휩쓸고, 나아가 승격까지 주도했던 ‘검증된 공격수’이기에 안병준이 새로운 해결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자 안병준이 쑥스러운 듯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면서도 안병준은 또 한 번의 해피 엔딩을 꿈꾸고 있었다.

“대신 시즌이 끝났을 때는 팬들에게서 꼭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부산 아이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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