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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피플] 이 악문 ‘광양 앙리’ 박희성, “올해 아니면 내년은 없다”

2021-02-23 오전 9:02:00 김태석

(베스트 일레븐)

◆ ‘피치 피플’
전남 드래곤즈 FW
박희성


프로 무대는 냉혹하다. 데뷔할 때 큰 기대를 받으며 등장하는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게 도태되는 것보다 더 힘든 일도 있다. 다시 기회를 잡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번 커리어가 꺾일 경우 ‘패자부활전’을 치르지 못하고 시나브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경쟁이라는 무대에서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지만, 꽤나 살벌하게까지 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박희성도 어쩌면 그럴 위기에 처한 선수였다. 2013년 FC 서울에서 입단할 때 ‘고대 앙리’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었다. 상주 상무에서 잠깐 뛰었을 시절을 제외하면, 7년이라는 긴 세월을 서울 소속으로 활약했었다. 하지만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고, 2019시즌을 끝으로 서울은 물론 아예 K리그 판을 떠나야 했다. 그랬던 그가 1년간 와신상담 끝에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고 어렵사리 돌아왔다. <베스트 일레븐>을 만난 박희성은 프로의 생리상 이런 기회를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안다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희성의 와신상담

“쭉 K리그에서만 뛰다가 1년 정도 K3리그에 속한 김해시청으로 갔었죠. 1년 만에 다시 프로에 복귀했는데, K리그가 많이 그리웠어요. 다시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박희성의 프로 경력은 지난해 뚝 끊겼다. 서울에서 짐을 싼 후 그가 향한 팀은 K3에 소속된 김해시청, 과거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던 그 팀이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대개 프로에서 밀려나 ‘끝물’인 선수들이 찾는 분위기였다는 걸 떠올리면 박희성에게 김해시청행은 참으로 씁쓸하고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서울을 나오면서 제게 있었던 일들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솔직히 K리그2 팀 정도는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고, 그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됐어요. 대신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열심히 준비하려 했습니다.”

처음 접한 K3리그는 여러 관점에서 고된 무대였다. 대개 프로 경력을 한번쯤은 가져본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들이 많았기에 실력적인 측면에서 경쟁이 쉽지 않았고, 프로 시절을 떠올리면 많이 열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에 많이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새 출발을 위해서는 이겨내야 했다.

“K3리그는 프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몸 관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K3리그는 양면적인 성향을 가진 무대라는 점도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K3리그를 발판삼아 더 좋은 무대로 가려는 선수도 있지만, 의외로 그 자리에 안주하는 선수들도 많더라고요.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정진해야 했어요. 김해시청을 프로팀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 프로 마인드를 가지고 몸 관리하는 데 신경 썼어요. 다행히도 김해시청 동료들과도 여기서 잘해서 프로에 다시 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고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에서 했던 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관리했습니다.”

팬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하부리그였지만 박희성은 차근차근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해나갔다. 덕분에 박희성은 2020년 한해를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었다. 19경기에 나서 9득점을 올리며 김해시청의 K3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 활약상 덕에 박희성은 K3리그 생활을 1년 만에 청산하고 다시 K리그에 돌아올 수 있었다.

“김해시청에서 보낸 1년은 제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거기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프로에 복귀할 수 있었으니까요.”

“신인의 간절한 마음으로”

전경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박희성의 영입에 관해 “서른이 넘어 다시 이 기회를 잡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박희성의 K리그 복귀는 비슷한 사례를 찾는 게 쉽지는 않은 케이스다. 앞서 언급했듯, 한번 밀리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힘든 게 프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박희성에게 전했다.

“감독님 말씀이 맞아요. 보통 선수들은 나이 서른이 넘으면 갈림길에 놓이잖아요. 더군다나 저는 공격수에요. 이런 기회를 잡았으니, 간절하게 해야죠. 다시 프로에 와서 새 시즌을 준비해보니 신인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프로에서 한번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기 때문에, 그게 어떤 의미인지를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다시 도전하는 것이니, 정말 신인의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동계 훈련에 임했습니다.”

박희성은 전남 입단 후 많은 걸 내려놓고 임하고 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전하자면 1분을 뛰든, 아니 설령 뛰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자세다. 기회가 왔을 때 이전처럼 보여주지 못하면 길게 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골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서울에서 뛸 때부터 그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는 걸 확실히 느꼈어요. 공격수는 포인트로 말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올해가 아니면 내년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뛸 겁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결과를 많이 내려고 할 거에요.”

전남은 지난해 강력한 수비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빈공을 드러내면서, 목표였던 K리그1 승격에 아쉽게 실패한 바 있다. 그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득점력 향상이 꼭 필요하다. 박희성은 그러한 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 악물고 이번 겨울 훈련을 소화했다. 팀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번 흔들렸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2021시즌을 허투루치를 수 없는다는 걸 박희성은 잘 알고 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전남 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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