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기자 클럽
손병하의 Injury...
김태석의 축구한잔
임기환의 人sight
안영준의 HERE IS...
조남기의 축크박스
김유미의 ALEGRE...
B11 객원 칼럼
이재형의 축구앨범
박공원의 축구현장
양정훈의 성지순례
Home > B11칼럼 > 이재형의 축구앨범
           
목숨을 걸어야 했던 한일전, 그때를 아십니까?

2010-05-18 오전 11:06:00 김태석

(베스트일레븐)

인간의 '기억'은 유한합니다. 그 한정된 기억을 연장하기 위한 노력이 바로 '기록'입니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두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은 역사와 함께 지금껏 지속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바로 '사진'일 것입니다. 비록 한정된 크기이나, 조금이나마 과거를 정지 상태로 담을 수 있기에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베스트일레븐은 대한민국 유일의 축구수집가 이재형 기획부장이 소장하고 있는 귀한 사진자료를 팬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빛바랜 사진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 또는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 이재형의 축구앨범
일본을 디딤돌삼아 월드컵으로 향했던 한국


오는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의 친선전이 열린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치러지는 경기라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꽤 뜨거운데, 경기의 필요성을 두고 왈가왈부 적잖으나 어쨌든 한일전이라는 자체만이라도 묵직한 비중을 자랑하니 이런 관심도 일면 타당하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본선에 임하기 전에 일본을 만나는 지금의 상황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당시와 똑 닮아서 눈길을 끈다. 당시 이유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선수단은 일본과의 지역예선전을 통해 대회 본선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위 사진은 일본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던 한국 선수단의 단체 사진이다. 미 여객기를 통해 도쿄에 도착한 표정이 다소 어두워 보이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널리 알려졌듯, 사실 이 경기는 개최 여부부터 불투명했었다. 원래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를 치러야 했는데 일본하면 자다가도 치를 떤 것으로 유명한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극렬히 반대한 것이다.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있던 시기였기에 이승만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일본 선수단의 방한에 거부감이 대단했다.

결국, 경기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진땀을 흘린 이유형 감독의 노력에 의해 경기가 성사된다. 그나마 이승만 대통령에게 “만약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선수단 모두가 동해(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는 비장한 약속을 하고 나서야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 선수들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결국, 도쿄에서 두 경기를 모두 치러야 했다. 주장 주영광을 비롯해 홍덕영, 정남식, 최정민, 박규정 등 당시 한국 축구를 대표하던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도열해 경기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아마도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다. 해방 직후 일본 하늘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으니 그 감격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테지만, 출국전 이승만 대통령과의 약속을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사진에서 알 수 있듯 경기전 폭설로 인해 지독한 악천후에서 치러졌다. 마음도 무거운데 몸까지 힘든 상황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승부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그만큼 이기겠다는 각오도 대단했다. 주장 주영광이 일본팀의 주장과 페넌트를 교환하며 웃음을 짓고 있지만 웃는 게 웃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잔뜩 긴장한 채 임했을 터인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도 맥없이 승부가 나고 말았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정신자세부터가 남달랐던 한국이 1차전에서 5-1로 대승을 거뒀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 시작 후 10분 만에 일본에 선제골을 빼앗겼고, 이를 지켜본 김용식 주일 한국대사가 깜짝 놀라 벤치까지 뛰어내려 왔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일본이 보여준 전부였다. 전반전이 끝날 무렵에는 점수가 2-1로 뒤집혀있었고, 후반전에 맹공을 퍼부은 끝에 5-1로 압도적인 승리를 받아낸 것이다.

여세를 몰아 2차전에서도 일본에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결과는 2-2 였으나 경기 내용은 거의 일방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1승1무의 전적을 기록하며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당초 일본에 가서 경기를 펼치는 것도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이승만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환영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축구에 한정지으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작은 의미에 불과할지 모르나, 일제 치하의 한을 품고 살아야 했던 국민에게 이 한일전의 대승은 단순히 승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3개월 뒤 스위스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하지만, 우리 축구사에서 오랫동안 이 경기가 회자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오는 24일 사이타마에서 허정무호도 비슷한 여정을 밟게 된다. 다른 게 있다면 이미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일본과 실로 오랜만에 주전들이 대거 포함된 전력으로 진검승부를 치른다는 것이다. 1954년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제물로 월드컵으로 가는 문을 활짝 열었듯, 허정무호도 일본전에서 시원하게 대승을 거둬 선수들과 팬들의 사기를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제공▶이재형(베스트일레븐 기획부장)

대한민국 축구 언론의 자존심 - 베스트일레븐 & 베스트일레븐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스팸확인
댓글 남기기 | 로그인 후 이용가능 합니다.(한글100자 영문200자 이내)
유강현 aoslzkf12 (2010-11-07 오후 10:57:14)

┗▶스포츠토토! 난 집에서한다??◀┛
  
★ 최소 5처넌 ~ 최대 100마넌 배팅.
★ 최소 5처넌으로 상한가 300마넌 당첨 가능.
★ 축구,야구,농구 등.. 전세계 스포츠 배팅
paxt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