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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태석 기자
  • 칼럼
  • 입력 2022.02.10 10:52
  • 수정 2022.02.10 16:49

[피치 피플] 새로운 출발선에 선 지동원, 그가 꼭 이루고픈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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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영덕)

◆ '피치 피플'

FC 서울 FW
지동원

지동원, 그는 한때 K리그와 대표팀을 책임질 ‘골든 보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은 능숙한 플레이와 꽤 준수한 공격 능력을 발휘하며 팀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이 놀랐었다. 2011 AFC 카타르 아시안컵,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8강 영국전에서 보인 맹활약상은 여전히 회자되며, 이를 바탕으로 ‘정글’같은 유럽 무대에서 십년 가까이 생존한 유럽파로서의 위상도 꽤나 컸다.

지금은 많은 걸 내려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지동원이다. 지난해 부상과 팀 부진 때문에 꽤나 마음 고생을 했던 지동원은 2022시즌을 앞두고 다소 소박해보이는 꿈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지동원은 정말 꼭 이루고픈 목표라고 한다. 그 목표를 <베스트 일레븐>이 직접 만나 들어봤다.

“지난해 말, 올해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Q. 만나서 반갑다. K리그에서 소화하는 동계 훈련은 정말 오랜만일 듯한데
“프로 데뷔 후 전남에서 두 번 경험했었죠. 그때는 아무 것도 몰랐죠. 그저 형들이랑 같이 축구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때와 다르죠. 우리 선수단은 현재 3차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배려를 받았지만 다른 선수들은 계속 전지훈련을 했기 때문에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Q. 서울에 입단한 후 부상, 팀 부진으로 꽤 고생했었는데
“그렇죠. 팀에 합류해서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쉬었고, 감독님도 바뀌었죠. 성공적인 시즌이라 할 수 없지만, 그래서 올해가 더 기대됩니다. 더욱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인 것 같습니다.”

Q. 과거 선덜랜드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강등 경험을 해보긴 했지만, 서울에서 이런 경험을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을 듯하다.
“우선 지난해 우리가 그 위치에 있었다는 것에 선수들이나 구성원들이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언제든 다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봤습니다. 결국 우리는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잖아요? 힘든 시간은 분명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올해를 기대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서울은 충분히 발전 가능성을 가진 팀입니다.”

Q. 2022시즌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 같은지?
“일단 안익수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는 게 첫번째 목표입니다. 전술적인 부분은 지난해 보여줬던 것을 토대로 준비할 것 같은데, 상대도 우리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기 때문에 좀 더 다른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턴을 가져가려고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특히 공간을 많이 강조하세요. 먼저 움직이는 사람을 보라고 하시죠. 이를테면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은 앞 사람 움직임을 보고 겹치지 않게끔 합니다. 한 번이라도 더 동료의 움직임을 보면서 공간을 찾게 됩니다.”

“맨시티전 득점, 내 인생에 정말 즐거웠던 순간”

Q. 개인적인 얘기를 해보자. 유럽에서 오랫동안 생존하는 모습은 박수보낼 만하지만, 부상이나 주전에서 빠지는 경우도 제법 있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했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건 맞아요. 그리고 정말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도 그리 많지는 않았죠. 만약 유럽에서 3~5년 정도 보냈을 때 절 찾는 팀이 없었다면 미련없이 한국에 돌아왔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유럽에 있을 수 있었던 건 결국 절 찾아주는 팀과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께 감사합니다.”

Q. 그래도 좋은 순간도 많았다. 사샤 묄더스랑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진에서 맹활약했을 때나 선덜랜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전 결승골을 넣을 때가 특히 그럴 듯한데

“그렇죠. 맨체스터 시티전 골은 그 의미가 워낙 큰 골이기도 했죠. 그냥 그날은 지금도 정말 좋은 추억으로 가지고 있어요. 다시 봐도 그때 그 분위기를 절대 잊을 수 없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관중석과 피치와 거리가 좀 멀어서 그런 느낌의 골 셀러브레이션을 할 수 없어 아쉽긴 한데, 어쨌든 제 인생에 정말 중요했던 순간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얼마 전 남태희 선수가 말하길 해외에서 뛴 선수들이 K리그로 컴백하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라고 하더라. 기대에 걸맞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꽤 크다고 하던데
“부담이 있죠. 더군다나 유럽에서 온 선수들이라고 하면 대부분 국가대표를 경험했던 선수들이니까요. 당연히 팬들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 있다는 걸 다 알죠. 알지만, 제가 원하는 축구를 더 즐겁게 하고 싶었어요. 한국 팬들앞에서 그런 축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정말 컸습니다. 그래서 부담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어디서든 하고 싶었고, 시기가 딱 맞아서 서울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요. 어디서 축구하는지보다 제가 축구를 좀 더 잘할 수 있을지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 카타르 월드컵이 올해 열린다. 대표팀에 한 2년간 콜 업이 되지 않고 있는데, 아직 욕심을 가지고 있나?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표팀 멤버들이 정말 잘하고 있잖아요. 정말이지 진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이 들진 않아요. 지난해에 제가 좋은 활약을 못하고 부상까지 있었고, 지금은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제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다시 경기력이 회복되어 대표팀에 불러주신다면 당연히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Q. 올해는 월드컵이 11월에 열리니까 이번 시즌 잘하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팀에 정말 좋은 선수가 많아요. 비록 최종예선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조)영욱이 처럼 좋은 성장세를 보이는 어린 선수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표팀 욕심보다는 일단 서울에서 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

“포인트보다는 전 경기 출장이 목표, 이유는?”

Q. 올해 포인트를 어느 정도 하고 싶은가?
“포인트도 포인트지만, 올해 제 목표는 달라요. 전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요.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잘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사실 프로 데뷔 후 거의 매 시즌 다쳤습니다. 독일에서도 부상 없이 한 시즌 치른 건 딱 한 번 밖에 없어요.

Q. 그러고 보니 부상이 참 많았다. 대표팀에 못 간 것도 무릎 수술 이후부터인 것 같은데
“그게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부상은 늘 예상치 못한 시기에 오고, 저는 그걸 잘 헤쳐나가야 하니까요. 그게 제게 주어진 임무기도 하고요.”

Q. 듣고 보니 목표가 정말 소박한 것 같다. 보통 공격수는 몇 골을 넣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전 경기 출전이라니
“그래도 제겐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포인트를 올린다면 팀 성적에 보탬이 되는 포인트를 만들고 싶다는 겁니다. 제가 경기에서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됩니다. 팀 승리만큼 성공적인 결과는 없으니까요. 예를 들게요. 페널티킥이 났을 때 저보다 잘하는 선수가 있는데 제가 골을 넣겠다고 하고 싶지 않아요. 일단 팀이 잘 되어야 하고, 그래야 제가 즐겁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요. 팀이 잘되면 제 개인적 욕심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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