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스트 일레븐=부산)

▲ 피치 피플

부산 아이파크
FW 
로페즈

K리그2라는 낮은 무대에 소속되어 있어 과거만큼은 스포트라이트가 주어지고 있지 않지만, 로페즈는 K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굵직하게 남긴 외인 플레이어로 훗날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K리그 통산 177경기에 55골 34도움, K리그1 통산 세 차례 우승, 그리고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에서 맹활약했던 로페즈는 실적과 팀 성적으로 자신이 2010년대를 대표하는 선수였음을 증명한 바 있다. 

다만 K리그를 잠시 떠났을 때는 힘들었다. 상하이 하이강(중국)·제프 유나이티드(일본)·보르스클라 풀타바(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나라를 오가며 여러 클럽에서 활약했지만, K리그에서 뽐냈던 찬란한 플레이는 보일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과는 기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수원 FC에 입단해 강등이라는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내는 활약, 특히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했던 플레이오프 2차전서 보인 맹활약은 확실히 K리그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느낌을 준다.

그런 로페즈가 이번에는 새로운 도전에 임한다. K리그 도전 후 처음으로 K리그2를 누비게 됐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골로 K리그2에 주저앉힌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로페즈는 이 도전을 통해서도 성공하고 싶다는 뜻을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브라질에도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Q. 늦었지만 부산에 온 걸 축하한다. 부산에 온 소감은?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게 느껴집니다. 또 무직 상태에 놓이지 않았으니까요. 정말 감사하고, 이제 부산이라는 좋은 도시에서,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에서 뛸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다른 걸 떠나 모든 게 감사합니다.”

Q. K리그를 떠난 후 중국·일본·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를 떠돌며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처음 중국에 갔을 때가 쉽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며 지내다가 중국에는 혼자 갔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홀로 지내는 시간도 많았어요. 전북에서 지낼 때 훈련이 끝나면 한국 선수들과 밖에 나가 놀고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는데 중국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완전 문화가 달랐어요. 더군다나 중국에 갔을 땐 코로나 팬더믹 시기라 더 그랬어요. 그래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고 부상까지 당했죠.”

“너무 오래 쉬고 일본으로 넘어갔고, 또 우크라이나로 갔는데 거기서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때 돈보다는 행복을 쫓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언제 행복을 느꼈었지’를 생각해봤는데, 역시 한국에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에이전트에게 연락해서 돈은 상관없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죠. 덕분에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Q. 한국에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들어 보니 딱 그 상황인 듯한데
“하하. 브라질에도 그런 속담이 있어요. 좋은 친구들과 좋은 환경에서 지내다가 제 욕심 때문에 나갔었는데 거기에는 행복이 아니라 고통만 있었습니다.”

나이는 이제 핑계거리가 아니다

Q. 작년 승강 PO전에서 부산에 골 넣고 수원 FC를 잔류시켰다. 다시 만난 박진섭 감독이 처음 만났을 때 너 왜 그랬냐고 물었을 듯한데
“감독님께서 ‘야, 네가 작년에 우리 팀이었으면 이겼을 텐데, 네가 없어서 진 것 같다’라고 장난을 치셨어요(웃음). 그땐 제가 아무래도 수원 FC 소속이다 보니 헌신할 수밖에 없었죠. 이제는 부산에 소속되어 있으니 이 팀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수원 FC 시절 통역에게 ‘네 여자친구가 부산 구단에서 일한다며? 같이 부산 가자’라고 장난도 쳤는데, 말이 씨가 되어선지 제가 부산에 와 있네요.”

Q. 이적하면서 부산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부산이라는 도시가 정말 매력적이고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그전에도 통역에게 장난 삼아 부산에 놀러가자고 그랬었던 적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 다른 팀에 가는 것보다 K리그 팀으로 이적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부산의 오퍼가 왔을 때 바로 부산 가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Q. 이제 노장이다. 예전만 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도 있다. 준비는 잘 되어 있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예로 들게요. 그 선수는 39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진짜 세계적인 선수잖아요. 그리고 엄청 열심히 뛰고, 지금 있는 팀(알 나스르)의 키 플레이어잖아요. 그런 걸 보면 이제 축구 선수들에게 나이는 핑계거리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고 자기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요. 저와 함께 뛰어 본 선수들은 다 알 겁니다. 제가 얼마나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지, 훈련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는지 말이죠. 제가 더욱 저를 잘 관리하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어떤 플레이로 부산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싶은가?
“중요한 건 이제 피치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겁니다. 늘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이기려고 노력해야죠. 승격하겠다는 의지를 팬들에게 보여주면 분명 팬들께서 알아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희가 팬들을 더욱 모을 수 있고 팬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시즌을 더욱 잘 준비해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Q. 부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를 포함한 부산의 모든 선수들이 이번 시즌을 잘 준비했습니다. 팬들께서도 경기장에 오셔서 부산이 승격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들도 가지고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을 다 동원해서 부산이 승리하고 승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승격합시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부산 아이파크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Best Eleven.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