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전] 결국, 한국의 ‘길’은 이강인이 연다… 태국 수비진 바보 만든 ‘킬러 패스’의 향연

(베스트 일레븐)

길을 여는 건 결국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의 발끝에서 승점 3점이 빚어졌다.

26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라운드 한국-태국전이 벌어졌다. 한국의 완승이었다. 한국은 전반 19분 이재성, 후반 9분 손흥민, 후반 37분 박진섭의 연속골로 홈팀 태국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무 1패를 기록, 3차 예선 진출에 매우 근접했다.

서울에서 열렸던 태국전과 달리, 황선홍 한국 임시감독은 이번 경기에 이강인을 선발로 냈다. 이강인의 퍼포먼스에 거는 기대감이 반영된 라인업이었다. 이강인의 위치는 우 측면이었다. 한국이 주도하는 경기의 특성상 이강인은 활동구역은 주로 하프라인을 넘어선 공격적 위치였다. 그리고 그곳의 이강인은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었다.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부터 출발하니 경기장 전체를 단숨에 바라보기 좋은 여건이었다. 더군다나 퍼스트터치와 돌아서기가 워낙 좋은 이강인이니 경기력은 금세 드러났다. 전반전만 해도 이강인을 ‘경유하는’ 작업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이강인이 빠르게 내주거나, 혹은 볼을 오래 잡다가 건네주거나에 차이가 있었을 뿐, 이강인을 통해 뭔가 이뤄지는 건 확실했다. 이강인은 그만큼 정확했다. 길을 봤다.

전반 19분 한국의 득점 장면. 이강인의 패스가 시발점이었다. 이강인은 전방으로 질주하는 조규성을 봤다. 그는 계산했다. 찰나의 순간 올바른 패스가 도달하게끔 적당한 세기로 공을 밀었다. 이강인의 킬러 패스 한 번에 태국 수비진 3명은 바보가 됐다. 이 시퀀스에서 조규성은 태국 골키퍼를 제쳤고, 볼은 중앙으로 넘어가 이재성이 마무리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 장면마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태국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진 사이에서 볼을 잡았고, 중앙으로 이동하며 좌 측면을 봤다. 그곳에 손흥민이 있었다. 이강인은 태국 수비진을 자신에게 최대한 당긴 뒤, 딱 적절한 타이밍에 손흥민에게 공을 띄워줬다. 손흥민은 훌륭한 마무리로 상황을 종결했다. 이강인의 어시스트였다.

결국 이날 한국의 두 골은 모두 ‘이강인으로부터’ 시작했다. 한국에 왜 이강인이 필요한지, 빌드업의 시작점에 왜 이강인이 있어야 하는지 드러난 게임이었다. 이강인은 킬러 패스의 향연으로 그가 국가대표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는 걸 재차 증명했다. 지금 이강인은, 한국의 가장 훌륭한 연결 고리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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