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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성남 FC가 과거엔 정말 대단한 구단이었다. 우선 1부리그로 승격하고, 우리나라를 넘은 국제적 구단의 초석을 닦겠다."

꿈은 클수록 좋다고 했다. 성남 FC 김영하 대표의 꿈엔 경계가 없었다. 아직은 아득해 보일지 몰라도,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나간다면 분명 이뤄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성남 FC가 올해로 창단 35주년을 맞는다. 1989년 서울을 연고로 태동했고, 1990년대 중후반 천안을 거쳐 2000년 지금의 연고지에 정착했다. 전신을 빼고 성남 시절만 계산해도 거의 사반세기다.

지난해 성남 FC 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 역시도 이 같은 구단의 역사, 그리고 '35'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을 알고 있다. 오는 30일 오후 4시 30분에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 FC-김포 FC전에서 성남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마련한 이유다. 

성남 FC가 김포전에서 성남시민, 성남시 소재 기업 직장인, 성남시 소재 학교 학생 모두 특별 할인된 가격으로 경기를 관람하는 티켓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오랜 세월 동안 성남시민에게 받은 성원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단돈 천 원에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천원의 행복'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는 하나은행 스포츠 마케터 출신 김 대표의 마케팅적 발상으로, 시행 배경에 대해선 "사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반기지 않았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특별한 날이고, 축구의 묘미는 직관인데, 그건 직접 경험해 봐야 안다. 잠재 고객 발굴이 목적이고, 단가를 내리려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요컨대 '자발적으로 탄천을 찾는 팬 저변 확대'가 목적이다.

지난해 김 대표가 부임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성남 FC를 바라보는 기존의 부정적 인식 걷어내기였다. 감독도, 선수단도 모두 구성된 상태에서 김 대표에게 필연적으로 주어진 최우선 과제이기도 했다.

그간 성남 FC와 소원해졌던 성남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대표부터 마인드를 싹 바꿨다. 성남시민의 사랑을 되찾고자, 성남시민과 함께 하는 접점을 늘려 나갔다. 홈경기 홍보 차 야탑역 광장으로 나가 띠를 두르고 선수는 물론이고 구단 직원들까지 합심해 가두 캠페인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라고 예외는 없었다.

어린이들이 경기장을 찾아야 부모도 아이를 데리고 온다는 생각에 찾아가는 축구교실 '까치와 함께'를 관내 11개교에서 진행했다. 수년 전부터 '골때녀' 등으로 붐이 일어난 여자축구도 클리닉과 대회를 열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클리닉은 수강료도 받아 수익 창출도 놓치지 않았다. 아울러 소외계층이 탄천을 찾아 경기를 직관하면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과 함께 사회공헌활동도 펼쳤다. 올해도 해외 구단과의 교류전, 성남 FC X 잡월드 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민구단은 시민분들에 행복감을 드릴 의무가 있다. 또한, 관중이 있어야 축구도 존재한다. 시민들이 탄천을 찾을 수 있도록 시민 밀착 마케팅과 활동들을 많이 펼쳤다. 그 결과 전년 대비 관중수가 30%를 늘어났고, 2차 팬 프렌들리상까지 받았다”라며 그간의 노력들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기 위해 했던 노력은 ‘2024시즌 지원 증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구단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1부리그에 준하는 스쿼드를 맞출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시장님께서 지원을 많이 해주신 결과 예년에 비해 예산이 다량 증액됐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시의 지원만 바라볼 순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가 시도민 구단을 바라보는 인식은 ‘벌지 못하고 쓰는 조직’로 여겨진다. 이러한 시도민 구단의 태생적 약점을 떨쳐내고 지역사회에서 떳떳하게 목소리를 내려면 자생력 확립은 필수 조건이다. 이를 위한 노력들을 성남 FC도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구단에 강등 이슈가 있으면, 후원사 및 현물 유치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러나 우린 강등 후에도 기존 후원사를 잘 관리해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결과적으로 후원 및 현물 규모를 유지하거나 늘려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플랜을 가동하려 한다. ‘비즈니스 클럽’은 그 대표적 일환이다. 서른 개 정도의 관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특별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폰서 기업들은 그들끼리의 시너지와 구단이 제공하는 홍보 마케팅 전략에 따라 지역사회에 많은 노출을 일으킬 수 있다. 나아가 기업 이름을 클럽하우스에 붙이는 네이밍 라이츠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액션 플랜의 귀결점은 결국 구단의 수익 창출, 또 그에 따른 자생력 확보다. 그는 “시민구단도 어쨌든 주식회사 아닌가. 시에서 출자했어도, 근본은 주식회사다. 수익을 내야 혈세를 아끼고 구단 재정을 건강하게 가꿔나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작년부턴 모든 행동의 근거가 이익이 되느냐 여부로 따지고 있다. 전 직원 모두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사무국이 사내 촉진 활동 배틀을 통해 시즌 티켓을 6천만 원가량을 팔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구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시킨 김지수 사례처럼 ‘제2, 제3의 김지수’를 배출해 이적료 수익을 창출하는 등 다른 한 축의 수익 목표도 갖고 있다. 

승격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성남 FC는 하나은행 K리그2 2024 개막 후 리그 세 경기째 승리가 없는(1무 2패) 등 초반부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 포천시민축구단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 포인트가 터진 것이 고무적이다. 아직 극초반일 뿐이며, 터닝 포인트를 찾아 모멘텀을 발휘한다면 더 나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결국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그 제 자리란 결국 명가로의 포지셔닝이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도시를 연고지로 가졌는데, 지금의 위치는 결이 맞지 않는다. 성남 FC가 빠르게 감독 교체를 단행한 배경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임기에 성남 FC의 명가 복원을 위한 초석 정도는 깔아 놓겠다라는 김 대표의 의지가 강력하다.

그는 “성남은 대중교통으로 50분 이내에 500만 명이 사는 메가 시티다. 1부로 승격해 인기 구단이 되면 한국을 넘은 국제적 명문으로 거듭날 입지적 환경을 갖췄다. 성남종합운동장이 축구전용구장으로 개발된다면 그런 꿈이 더 단축될 수 있다. 이러한 미래 청사진의 초석을 다져보고 싶다”라며 성남과 함께 하는 명문의 꿈을 그렸다. 그의 비전대로, 성남 FC가 K리그1의 어엿한 구성원, 나아가 리그를 선도하는 과거의 명성을 복원한다면, K리그와 한국축구의 격과 위상도 한층 올라갈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성남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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