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부산)

부산광역시가 부산 축구계의 오랜 숙원인 부산 축구전용구장 건립에 관한 개략적인 아웃라인을 그렸다. 부산광역시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 축구전용구장은 구덕 지역에 2만석 규모로 조성된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25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은 스포츠多’ 비전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직접 나섰으며,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도 참석했다. 언뜻 이 대표이사의 참석 때문에 롯데가 활용하게 될 프로야구 인프라에만 관련된 비전선포식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박 시장은 올해 수시로 부산 연고 K리그 클럽 부산 아이파크와 만나면서 부산 축구전용구장 건립에 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또, 이날 행사에서 시민 수요에 기반한 6대 체육 정책 추진 과제 및 실행계획을 공개했는데, 6대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부산 축구전용구장 건립 계획이다.

부산 축구전용구장 건립 계획안에 따르면, 부산광역시는 내년인 2022년 한 해 동안 타당성 조사 및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수용 규모는 최소 1만, 최대 2만이다. 부산광역시는 1,3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8년, 늦어도 2030년까지 축구전용구장과 롯데의 새로운 홈으로 쓰일 재건립될 사직야구장을 완비할 계획이다.

부산광역시는 축구전용구장을 비롯한 각종 지역 스포츠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매년 120억 원씩 10년간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적립해 마련한다. 이 예산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쓰일 계획이다.

이번 안을 통해 부산광역시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지역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프로축구는 2000년대 들어 한때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이 자리한 사직에서 펼쳐지기도 했으나, 지역 내 스포츠팬층 성향 차이 때문에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아무래도 인기 프로야구단인 롯데의 근거지인 사직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덜 부각된 바 있으며, 결국 과거 부산 대우 시절부터 오랫동안 활용해왔던 구덕운동장으로 회귀해야 했다.

부산광역시는 이 점을 읽어 프로축구 팬층이 두텁고 수요가 많은 구덕 지역을 부산 축구전용구장 부지로 여기는 듯하다. 만약 실제 시행이 된다면 현재 부산 아이파크가 홈으로 쓰고 있는 구덕운동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운동장과 인근 시설 부지를 더불어 활용해 축구 전용구장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수영만·강서·구덕 등 여러 부산 내 여러 지역이 오르내려 혼선을 주었던 건립부지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은 큰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부산광역시와 이 축구전용구장을 활용하게 될 지역 내 유일한 프로축구 클럽 부산과 실무적인 조율이 서서히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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