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춘천)

결국 대구 FC였다. 이병근 대구 FC 감독이 사전 기자 회견에서 언급했듯, 큰 대회를 경험했던 선수들의 힘이 더 좋았다.

27일 오후 7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2021 하나은행 FA컵 4강 강원 FC-대구 FC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1-0, 대구의 승리였다. 대구는 후반 14분 라마스가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골을 완성했다.

전반전 초반은 강원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상대 블로킹에 막히긴 했으나 강원은 1번의 공격에서 3번의 슛을 만드는 등 호전적 플레이를 선보였다. 대구도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에드가의 헤더, 라마스의 왼발 슛 등이 줄곧 이범수 강원 골키퍼를 겨냥했다.

경기 템포가 본격적으로 오른 건 후반전부터였다. 체력 보존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는 게 유리했던 양 팀은 기어를 바싹 올려 골을 노렸다. 이즈음 대구가 교체 카드 2장을 연달아 사용했다. 1장은 의도한 부분이었고, 다른 1장은 예기치 못했다. 츠바사 대신 이근호가 들어가 공격을 강화했고, 황순민은 부상으로 물러나며 그 자리에 안용우가 들어왔다.

피치가 다소 어수선하던 시점, 골이 터졌다. 후반 14분, 대구의 세트피스에서 볼이 강원 외곽 근처로 튀었다. 근처에 대기하던 이근호는 침착하게 볼을 눌러줬고, 외인 라마스가 시원한 중거리 슛으로 강원 골문 상단을 갈랐다. 대구는 선제골 이후 곧바로 추가골 득점 기회까지 얻었다. 카운터에서 세징야와 이근호가 호흡을 맞췄고, 세징야의 패스가 이근호에게 도달했다. 그러나 이근호의 슛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대구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18분경, 에드가가 볼을 내주고 들어과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심판은 강원 수비수 윤석영의 파울을 선언했다. 키커로는 에드가가 직접 나섰다. 그러나 에드가의 슛은 이범수 강원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대구로서는 아쉬움이, 강원으로서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순간이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서민우 대신 황문기를, 한국영 대신 김동현을 밀어넣으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했다. 오히려 대구의 카운터가 거셌다. 후반 25분엔 에드가에서 세징야로 연결된 볼이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32분엔 세징야가 개인 역량으로 강원 수비진과 골키퍼의 혼을 빼놓기도 했다. 김병수 감독은 마티야를 빼고 실라지를 넣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대구는 경기 막판까지도 몰아쳤다. 강원은 추가 시간 어떻게든 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승리의 신은 강원의 편이 아니었다. 이렇게 대구는 다시금 FA컵 결승전에 올라 트로피를 꿈꿀 수 있게 됐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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