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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축구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바로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다. 챔피언이 된 팀과 맞붙게 된 팀이 먼저 피치에 입장해 두 줄로 도열한 후 뒤늦게 경기장 내로 들어서는 상대를 위해 박수를 보내며 축하하는 행위를 말한다.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가 하나원큐 K리그2 2021 정상을 차지하며 내년 K리그1 승격까지 일군 김천 상무를 위해 이 가드 오브 아너를 선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은 오는 31일 오후 3시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2 2021 36라운드에서 김천과 맞붙는다. 부산은 이 김천전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가지기 힘들다. 이날 김천전에서 이기더라도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없다. 경기에서 패해도 현재 유지하고 있는 순위(5위)에는 변화가 없다. 이번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점 이외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이 경기에서 상대를 예우하고 스스로를 동기 부여하는 이벤트를 가지기로 했으니 바로 가드 오브 오너다. 부산은 경기에 앞서 홈팀인 김천과 경기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김천을 위해 가드 오브 오너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본래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고, 실제로 프로연맹에서도 “정말 괜찮겠냐”라고 묻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부산은 김천을 위해 기꺼이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부산 관계자는 “김천은 정말 존중한다. 우승 자격도 충분하다. 페레즈 감독과 김태완 감독과도 상당히 친하다. 그래서 경기에 앞서 박수치며 축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도 내년에는 기필코 박수 받으며 승격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비록 올해 승격에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승격에 꼭 승격하자는 다짐을 가드 오브 오너에 담겠다는 얘기다.

페레즈 감독도 지난 23일 저녁 6시 3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치른 35라운드 경남 FC전이 끝난 후 기꺼이 김천을 축하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페레즈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챔피언과 한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장에서 김태완 감독님에게 직접 축하 인사를 전하게 된 것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승부에는 양보없다는 자세다. 페레즈 감독은 “가장 강한 팀과 대결하는 건 늘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잘 준비하겠다.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서 이긴 적도 있으니 마지막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승점을 따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라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팬들과 함께 원정을 떠난다. 먼 길을 달려 경기장에 오게 될 약 120명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김천을 무너뜨려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가드 오브 오너와 승부는 무관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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