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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송시우는 품격 있었다. 추모 분위기였던 원정 팀 서울을 위해 결승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0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34라운드 FC 서울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후반 32분 송시우가 결승골을, 후반 추가 시간에는 김현이 득점했다.

이 날은 서울 수비수였던 故 김남춘의 사망 1주기였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155일 만에 인천 홈 팬들이 입장 가능했고, 원정석도 개방됐다. 서울 팬들은 ‘봄바람은 영원히 분다’ 등 문구가 적힌 걸개로 고인을 위로했다.

송시우의 결승골은 인천의 이 경기는 물론, 향후 파이널 라운드 일정에도 숨통을 틔우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승점 3을 추가하면서 총 43점을 기록, 한 경기 덜 치른 포항 스틸러스(승점 42)를 끌어내리며 7위에 올랐다. 파이널 B 그룹 선두다.

파이널 B 그룹은 ‘강등 전쟁’이다. 최하위 팀은 바로 K리그2로 떨어지고, 11위 팀은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잔류 혹은 강등이 확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하위 광주 FC와 승점 차를 11로 벌렸기에, 남은 네 경기에서 안배하는 경기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 귀중한 득점을 기록하고도 송시우는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득점 후 동료들이 달려와 그를 꼭 끌어안았지만, 양팔을 벌리며 자제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도혁도 달려오면서 양팔을 들고 동료들의 흥분을 자제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고인의 1주기를 기리는 추모 분위기의 원정 팀과, 또 원정 팬들을 생각한 행동이었다. 승리만큼 달콤한 게 축구에는 없다지만, 이들의 배려심은 축구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송시우는 김남춘과 개인적 인연도 있다. 2018년 상주 상무(現 김천 상무)에서 김남춘과 군 복무를 함께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송시우는 “일단 김남춘 선수와 상무에서 함께 뛰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김)도혁이 형이 감독님께 ‘세리머니를 하지 말자고 말씀을 드렸다’라고 했다. 모든 축구 팬들이 당연하다고 여겼을 거다”라고 자제한 배경을 전했다.

김남춘과 추억도 있었다. “신병 때 남춘이 형이 말년 병장이었다. 잘 챙겨줬다”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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