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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1년 사이 축구계에 큰 비극이 있었다. 정확히 1년 전, 서울 수비수였던 김남춘이 세상을 떠났다.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은 올해 6월 췌장암 투병 중 끝내 영면에 들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20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34라운드 FC 서울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후반 32분 송시우가 결승골을, 후반 추가 시간에는 김현이 득점했다.

이날 경기는 특별했다.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정부의 방역 지침 완화로 115일 만에 인천 팬들이 홈구장에 들어섰다. 원정 팬 입장까지 허용했기에 서울 팬들도 자리를 채워 팀을 응원했다.

서울과 인천, 두 팀은 모두 세상을 떠난 이를 기려야 할 이유가 있었다. 서울 입장에서는 이 날이 김남춘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편, 인천은 유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난 후 처음으로 맞이한 유관중 홈 경기였다.

원정석에는 걸개가 걸렸다. 서울 팬들은 ‘4ever with YOO 남춘’이라고 적었다. 김남춘의 등번호 4와, 유 전 감독의 성 ‘Yoo’를 사용해 만든 추모 문구였다. ‘봄바람은 영원히 분다’라고 적힌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서울 팬들은 김남춘의 등번호 4를 의미하는 전반 4분 고인을 추모하는 박수를 보냈다.

인천도 경기장을 찾는 홈 팬 전원에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배지를 나눠줬다. ‘Forever with Y∞’라고 적힌 배지에는 뒤 철자 O 두 개가 영원을 뜻하는 무한대 표시로 나타났다.

인천 서포터 파랑검정도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추모에 참여한 건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득점을 기록한 송시우와 김현은 골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송시우는 “김남춘 선수와 상무에 있을 때 함께 뛰었다. (김)도혁이 형이 ‘감독님께 세리머니를 하지 말자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모든 축구 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거다”라고 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도 “제가 있기 전의 일이다. 상세하게는 모르지만, 축구인들 중 한 후배가 떠났다는 데 애도를 표한다.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팬들은 기억하고 싶은 이를 경기장에서 마음껏 추모하지도 못한 채 그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55일 만에 드디어 수도권 관중석의 문이 열렸다. 양 팀 팬들은 비로소 떠난 이를 마음껏 기억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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