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수원)

올 시즌 만큼은 전북 현대의 우승 도전이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어느새 또 선두 자리에 올라있다. 이정도면 전북의 ‘챔피언 DNA’라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30일 오후 4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전북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4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는 전북의 4-0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반 10분 쿠니모토의 골로 포문을 연 전북은 후반 22분 김보경, 후반 27분과 후반 37분에는 일류첸코의 멀티골까지 더했다.

압도적인 스코어지만 전북에게도 90분 도중 위기가 중간 중간 찾아왔다. 수원이 전반 초반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로 전북을 몰아붙였고, 후반 초반에는 전북이 백승호를 아래로 내리고 일류첸코, 김보경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자 수원이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전북은 흐름을 바꿔놓는 득점을 터뜨려 수원의 흐름을 끊었다.

전북이 중요한 순간에 번쩍하고 빛을 내는 건 한 경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그렇다.

이번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2위 자리에서 보낸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기 직전에 울산 현대를 다득점에서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랐다. 상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순위 경쟁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본무대’ 파이널 라운드를 치르게 된 것이다. 김보경도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선두에 올랐는데, 그 덕분에 감독님과 선수들이 부담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부담감을 덜어낸 덕분에 경기를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전북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처럼 숱한 우승을 통해 다져진 자신감이 전북을 중요한 순간마다 빛나게 하는 힘의 근원이다. “선수들은 심리적 영향을 많기 받기 마련”이라던 김보경은 “슬럼프나 주변의 말 한마디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울산 같은 상황에서는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전북은 ‘우승은 또 전북이지’라는 이미지가 실제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챔피언 DNA’라는 이미지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울산이 직전 라운드에서 미끄러지긴 했지만,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김보경은 “올해 울산과 경기를 하면서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울산이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는 걸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전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감까지 차있어 (우승 경쟁이) 기대가 된다. 마지막에 웃는 것이 결국 중요하지 않는가”라며 다시 한 번 전북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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