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포항)

FC 서울은 전반전에 슛 하나를 날리지 못할 정도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첫 번째 슛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기를 잡았다. 상대 수비를 전방에서 억누르는 압박이 주효했다.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4일 저녁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1-0로 승리했다. 서울은 후반 10분에 터진 고요한의 득점을 끝까지 잘 지켜 12경기 동안 이어졌던 무승의 고리를 끊어냈다.

이 경기를 앞둔 서울의 분위기는 매우 좋지 못했다. 순위는 최하위였고, 팀을 지휘해야 할 박 감독은 광주전 퇴장 징계에 여전히 발목이 잡힌 상태였다. 박정빈도 퇴장 징계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송민규 전북 현대 이적 건 때문에 포항의 분위기도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서울은 정말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승부에 임해야 했다

전반전 경기력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서울이 후반기를 위해 영입한 외인 공격수 가브리엘은 포항 센터백 전민광의 피지컬을 앞세운 강력한 맨마크에 다소 애먹었고,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빌드업 역시 뭔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피지컬이 좋은 가브리엘 주변에서 이선 공격수들이 세컨드 볼을 잡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울은 전반전에 포항을 상대로 슛 한 개를 날리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 포항 수비수 권완규의 헤더 백 패스가 자책골로 연결될 뻔한 장면이 나오긴 했으나, 이는 포항의 범실이었다는 점에서 서울 기준으로는 유의미한 공격이 아니었다.

후반전 초반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서울 처지에서는 다소 갑갑한 경기 내용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 난국을 전방 압박을 통해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10분 포항 주장 강상우의 백 패스가 다소 짧았던 게 기회가 됐다. 서울 미드필더 백상훈이 재빨리 다가서자 놀란 포항 센터백 전민광이 전진하며 전방으로 재차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게 가브리엘의 몸에 걸리면서 찬스로 이어졌다. 가브리엘은 욕심내지 않고 좌측으로 돌아 들어가던 고요한에게 패스했고, 고요한이 박스 왼쪽 사각에서 논스톱 슛으로 포항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이 이날 시도한 첫 번째 슛이었다. 찬스를 쉽게 만들어내지 못하며 애먹긴 했지만, 이 한 방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후반 31분 박스 안에서 포항 공격수 강상우가 걸려 넘어지는 상황이 나왔다. 김동진 주심이 처음에는 페널티킥을 선언했으나, VAR을 거쳐 노 파울로 정정됐다. 아슬아슬했던 상황에서 행운마저 따랐다. 모처럼 서울이 웃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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