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간접프리킥이 나왔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장면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 라운드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꺾었다. 이로써 1차전 뉴질랜드전 0-1 패배를 만회한 한국은 1승 1패 득실차 +3으로 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원톱에 황의조, 2선에 이동준, 이동경, 엄원상이 배치됐다. 그 아래 원두재, 정승원이 섰으며, 수비는 강윤성, 정태욱, 박지수, 설영우, 골문은 송범근이 지킨다. 서브에는 송민규, 이강인, 권창훈, 이유현 등이 섰다.

앞서 1차전과 비교해 이강인, 김동현, 김진야, 이상민이 빠졌다. 이들 자리에는 이동준, 정승원, 설영우, 박지수가 투입됐다. 골문은 송범근 골키퍼가 2경기 연속 주전으로 출전했다. 올림픽 대표팀 골키퍼 3인방(송범근, 안찬기, 안준수) 중에서 송범근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경험을 쌓으며 차기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전반 중반에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모습이 나왔다. 상대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은 한국은 쉴 새 없이 루마니아를 몰아쳤다. 그러던 중 수비 지역에서 공을 돌리다가 송범근이 팀 동료의 백패스를 받았다. 축구 규정상 골키퍼가 팀원의 패스를 손으로 잡으면 간접프리킥이 주어진다.

송범근은 상대 공격수들이 다가오자 손으로 공을 잡았다. 곧바로 루마니아 선수들이 주심에게 간접프리킥을 어필했다. 주심은 단호하게 간접프리킥을 선언했다. 한국의 11명 선수들은 모두 골대 앞에 나란히 서서 상대 슛을 막아야 했다. 다행히도 키커의 슛은 송범근 어깨에 맞고 튕겨나갔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에만 3골을 넣어 4-0 대승을 거뒀다.

이젠 3차전에서 온두라스와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이 확정이다. 8강에 오르면 A조의 프랑스, 일본, 멕시코, 남아공 중 한 팀과 맞붙는다. 토너먼트에서는 치명적인 실수 한 방이 대회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공격쪽 실수는 득점으로 만회할 수 있다.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면 추가골도 쉽게 나온다. 하지만 수비쪽 실수 만회는 불가능에 가깝다. 허무한 실수로 실점하면 분위가 다운돼 추가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송범근을 비롯한 수비수들에게 더욱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글=이현호 기자(hhhh@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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