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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동네 대회일 수 있다. 아니, 정확히는 동네 대회라고 봐야 한다. 지금껏 그랬고, 축구적 시각에서는 이번에도 그럴 수밖에 없다. 오는 30일 카타르에서 킥오프할 2021 FIFA 카타르 아랍컵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유념히 봐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목전에 둔 벤투호에도 보탬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카타르에서 2021 FIFA 아랍컵이 열린다. 이란을 제외한 중동과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를 망라해 16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다. 우리식의 관점에서 이해를 돕자면 격년마다 열리는 EAFF 동아시안컵과 흡사한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다지만, 아무래도 저마다 최정예 1군을 내세워 치르는 대회에 비한다면 그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아랍컵은 이런저런 이유로 정기적으로 개최되지 못했었다. 가장 최근 대회가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렸던 아랍컵이었다. 그보다 앞서 2009년 대회는 스폰서가 없어 대회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대회 이후 9년 간 킥오프되지 못했으니 명맥이 끊긴 대회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대회가 갑자기 부활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와 FIFA 처지에서 리허설 무대가 간절했다는 것이다. 본래 FIFA 월드컵 개막 한 해 전에는 대륙컵 우승팀들이 출전하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리허설 무대로 활용됐다. 하지만 2017 FIFA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끝으로 대회가 폐지됐는데, 본래 규모를 확장 개편한 FIFA 클럽 월드컵으로 대체하려 했다.

본래대로라면 다가오는 12월 카타르가 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 대회 최종 점검을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 판데믹과 대회 준비 미흡으로 뜻대로 되지 못했다. 이에 카타르와 FIFA가 머리를 맞대어 대안으로 내놓은 게 그간 ‘동네 대회’였던 아랍컵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FIFA는 아랍컵을 FIFA 공식 대회로 격상하며 나름의 권위까지 부여한 상황이다.

아무리 그래도 중동과 북아프리카 팀들의 대회라 아무래도 국제적인 관심이 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가 다가오는 월드컵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핀다면 그 자체로 의미를 살필 수 있다. 카타르는 루자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킹 칼리파 국립경기장·알 투마마 스타디움·알 자누브 스타디움·스타디움 974·알 바이트 스타디움 등 7개 경기장을 활용할 계획인데 대부분이 FIFA 월드컵에 쓰이는 경기장이다.

카타르는 이 대회에서 야심작인 에어콘 스타디움 운영을 비롯해,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축구 전용구장으로 등장하게 될 루자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의 위용을 드러내는 등 최첨단 스타디움 인프라를 전 세계에 공개한다. 많은 팬들이 중동의 축구 경기장을 떠올리면 그 나라의 지도자 얼굴이 새겨진 초상화, 굉장히 건조한 잔디, 다소 열악해보이는 스탠드 등이 떠올리는데, 카타르는 자신들이 준비한 그림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이번 아랍컵을 통해 증명할 계획이다.

벤투호 처지에서도 이 대회는 주목할 만하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에 속한 이라크·레바논·UAE·시리아가 대회에 나선다. 승점 1~2점만 추가하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긴 하지만, 돌다리를 두드리며 다가오는 최종예선 승부를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 다가오는 7~8라운드 상대인 레바논과 시리아의 경기력을 체크하며 준비한다면 내년에 있을 원정 2연전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현지 인프라를 면밀히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이라크전이 끝난 후 이곳 도하에 남아 베이스 캠프를 여러곳 둘러보며 사실상 실질적인 본선 준비에 들어갔다. 경기장 환경을 눈에 익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체득한다면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 준비도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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