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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대구)

스몰토크. 우리가 소소하게 주고받는 이야기들이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때론 별 거기도 하다.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그 유대감을 통해 유의미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지난 28일, 전북 현대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37라운드에서 대구 FC를 2-0으로 꺾었다. 울산 현대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나 홍정호 또한 어쩌면 마지막 라운드보다 대구 FC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 승부처에서 전북 현대는 또 해냈다. 수원 FC전 패배의 충격을 털어낸, 나아가 우승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90분이었다. 경기 후 전북 현대의 캡틴 홍정호는 선수단이 합숙을 하며 대구 FC전을 준비했다는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홍정호는 “합숙을 했던 이유는(웃음)… 뭐라도 해봐야하지 않겠나 싶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했다. (최)철순이 형과 (이)용 형과 대화했고, 선수들도 이해를 해줬다. 남은 2경기가 이른 오후라서 선수들이 패턴을 못 맞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뭉쳐서 패턴을 맞춘다면, 2~3시쯤이면 정신이 더 깨어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정호는 “수원 FC전 끝나고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대구 FC전 준비하며 우리가 예민했던 이유다. 훈련을 할 때도 손발이 안 맞으면 더욱 그렇게 되곤 한다. 그래도 나는 이런 장면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결국 모두가 팀을 향한 헌신이 있어서 예민해지기도 하는 거니까. 그렇게 우린 한마음으로 준비했다”라고 여러 가지 어려운 국면을 함께하는 생활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자발적으로’ 선수들이 뭉쳐 결과를 만든 전북 현대는 이제 결승점을 코앞에 뒀다. 다가오는 12월 5일 오후 3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홈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2위 울산 현대보다 승점 2점이 앞선 전북 현대는 사실상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홍정호는 또 말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서도 다시 한 번 합숙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다시금 선수단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저는 합숙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도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고민을 해봐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합숙의 장점은 서로 얘기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사실 별 이야기는 안한다(웃음). 그래도 같이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대화할 시간이 늘어나면 그게 좋더라. 합숙을 하며 마지막도 멋있게 장식하고 싶다.”

패턴을 일정하게 맞추는 장점도 있지만, 주장 홍정호가 생각하는 합숙의 가장 큰 이점은 ‘스몰토크’였다.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 사이의 긴장을 풀고 공동의 목표로 한걸음 더 다가선다는 것. 가볍게 오가는 대화가 마지막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단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듯했다.

축구는 전략만으로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 세상 훌륭한 계획이 짜여있다고 한들, 그걸 수행하는 말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최대치를 끌어낼 수 없다. 더군다나 ‘팀 스포츠’의 꽃인 축구다. 리오넬 메시가 온다고 한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다들 선수들 사이의 유대감, 팀 스피릿을 강조한다.

전북 현대는 험난한 시즌 막판을 꾸려가며 선수단의 긍정적 하모니를 유지하는 데  이처럼 가장 힘을 쏟고 있다. 대구 FC전을 앞둔 김상식 감독이 “특별하게 말할 필요도 없이, 선수들이 의지와 마음을 가졌다”라고 말했던 순간은 전북 현대가 ‘왜 강한지’에 대한 가장 명쾌한 해설로 비춰진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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