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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 '피치 피플'

AFC 경기국 미디어팀
원정환 FIFA 아랍컵 미디어 오피서

FIFA 아랍컵은 대회 명칭이 말해주듯 이란을 제외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어떻게 봐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한국 축구와는 상관이 없는 대회로 남을 것이다. 당연히 현지에서의 뜨거운 관심과는 별개로 한국에서는 이 대회가 열리는지 아는 이들은 극소수다. 

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2021 FIFA 카타르 아랍컵에서 취재 활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또 한 번 감히 생각지도 못한 일을 또 경험했다. 29일 밤 9시 30분(한국 시각) 도하 킹 칼리파 국립경기장 옆에 자리한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바레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 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는 12월 1일 새벽 1시 30분 알 코르 스타디움에서 킥오프 할 카타르 아랍컵 대회 개막전 카타르와 대결을 위한 기자회견이었다. 그런데 <베스트 일레븐>만큼이나 아랍컵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분위기의 한 남성을 발견했다.

이역만리 해외 타지에서는 한국인들끼리 뭔가 통하는 텔레파시가 있다. 해외여행 중 ‘저 사람 한국인 같은데…’라는 느낌이 오면 십중팔구 그게 맞다는 걸 한두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바레인의 기자회견을 돕던 그 인물은 AFC 경기국/미디어 팀에서 일하는 한국인 원정환 FIFA 아랍컵 미디어 오피서였다. 이제 입사 2년 차인 원 미디어 오피서는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미디어가 이곳에 있어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며 웃으며 즐겁게 소감을 말했다.

“첫 FIFA 토너먼트 경험, 기회 주어져 감사하다”

Q. 이런 대회에서 한국인 축구계 종사자를 만나리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해선지 더 반갑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부탁한다.
“저 역시 마찬가지다. 저는 AFC 경기국/미디어팀에서 일하는 원정환이다. 이번 FIFA 아랍컵에 미디어 오피서로 파견와서 일하게 됐다. 이 일을 시작한 지는 2020년 1월부터인데, 그 직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모든 대회가 연기 혹은 취소되었었다. 그래서 이번 아랍컵은 개인적으로는 첫 대회 경험이다. 이처럼 큰 대회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Q. 월드컵 지역예선을 제외하고, AFC 입사 후 이처럼 큰 단기 국제 대회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자주 오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미디어 오피서로서 활동한 기간이 길진 않아서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서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며 준비했다. 물론 여기서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Q. 한국 정서가 전혀 통하지 않는 아랍 세계의 대회라 함께 일하는 게 쉽지는 않을 듯한데
“일단 미디어 오피서라는 직책을 설명해 드리는 게 우선일 듯하다. 일반적으로 이런 대회에는 베뉴 미디어 오피서(Venue Media Officer)와 플로팅 미디어 오피서(Floating Media Officer)로 나뉜다. 베뉴 미디어 오피서는 경기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플로팅 미디어 오피서는 여기저기 둥둥 떠다닌다는(floating)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출전하는 팀을 따라다니며 일을 한다. 그래서 팀 미디어 오피서(Team Media Officer)라 이해하시면 편할 듯하다.”

“이 대회는 AFC와 CAF(아프리카축구연맹)에 속한 아랍 팀들이 치르는 대회다. 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맡았는데, AFC에 속한 나라들의 미디어 오피서들과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 일하는데 제약이 있진 않다. FIFA에서도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런 점을 배려해준 것 같다. 또한 이제 대회가 시작하는 시점인 만큼 아직까진 문제는 없다.”

“AFC 내 한국인 직원들 높은 평가 받아, 저 역시 기대 부응할 것”

Q. AFC에는 국제적으로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한국인 임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을 시작하면서 못잖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을 법한데
“그렇다. 일단 AFC에서 일할 때 한국 출신 상사분들이 정말 잘해주신다. 총 여섯 분이 활동 중이신데, 특히 신만길 AFC 부총장님을 비롯해 모든 직원분들이 한국 출신 축구 행정가의 이미지를 잘 심어주셨다. 그래서 갓 경험하기 시작한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웃음). 어쨌든 그분들이 정말 기반을 잘 닦아주신 덕에 저 역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신입인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정말 노력하고 있다.”

Q. 그냥 직장일 수 있지만, AFC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형 국제단체 중 하나인 만큼 분명 느낌이 다를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직원이 아닌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도 들 법한데
“한국은 세계적으로 축구 인기가 많고 팬들도 많은 나라라고 여겨진다. 표면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런 점 하나하나가 회사 생활에도 반영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그렇다. 한국인으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AFC 등 국제 축구 단체에서 일하고 싶은 젊은 지망생들이 많다. 팁을 준다면?
“취직 방법에 관해 설명하기보다는, 좀 더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조언하고 싶다. 아무래도 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라마다 상황이 달라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갈등들이 종종 벌어질 때 그 점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자세는 갖춰놓아야 여기서 일할 수 있다고 본다.”

Q. 이제 첫 국제대회를 경험한다고 하니, 앞으로 더 큰 목표를 세웠을 법한데
“AFC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 정도 꿈과 목표를 세팅할 수 있는 기준점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FIFA나 AFC에서 주관하는 큰 대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AFC 아시안컵을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1차 목표는 2023 AFC 중국 아시안컵, 그 이후 어느 나라가 개최할지는 모르겠지만 2027 AFC 아시안컵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저도 선배들처럼 유능한 축구 행정가로 성장하고 싶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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