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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지난달 29일 노원구청 소강당은 K4리그 노원 유나이티드의 산하 중등부 유스팀 노원 유나이티드 U-15 남녀팀 창단식의 참여 인파로 붐볐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우원식 의원을 비롯 노원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 등 인사들이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도 있었다. 2008년 11월 대한축구협회 산하 한국여자축구연맹(이하 연맹)의 5대 회장으로 추대된 오 회장은 2009년 WK리그 출범과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 우승 및 2015년 WK리그 지역연고제 확립 등 굵직굵직한 한국 여자축구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산증인이다.

오 회장은 이날 창단식에서도 여러 축구계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의 고충을 들었다. 축사에 나선 그는 “여자축구가 이전보다는 많이 발전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현재 서울특별시 내 초중고 여성 축구팀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그런 점에서 이번 노원의 창단이 너무 반갑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오 회장은 연맹 차원에서의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 실제로 이날 창단식에서 대회용 공인구 다량을 연맹 명의로 노원 U-15 여자축구팀에 전달했다.

최근 여자 국가대표 축구팀인 콜린 벨호의 활약과 더불어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흥행으로 점차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여자축구계의 상황에 대해서, 오 회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이번 노원의 창단과 더불어, 여자 유소년 축구의 부흥을 위해 연맹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창단식 직후 오 회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먼저 이번 노원 U-15 창단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른 것보다 오늘 참 뜻 깊은 하루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수도 서울에 여자 축구팀이, 초중고 그리고 대학 연령대 별로 사실상 한 팀 정도 밖에 운영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노원구에서 U-15 중등부 팀이 창단되며 우리 여자축구 활성화에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저로서는 너무나도 고맙고, 앞으로도 더 분발해서 노원 구단에게 도움도 주고,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우리 여자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혹시 이번 팀 창단의 주인공인 노원 구단에 대해서 이전에도 알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전부터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팀이었습니다. 과거 2019년에도 서울특별시에서 전국체전이 개최되었을 당시, 노원의 홈구장인 마들스타디움을 방문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곳 노원구의 스포츠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앞으로 남자축구 클럽 팀과 더불어 여자축구 클럽 팀도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사실 지자체가 어느 정도 도와주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오늘 이렇게 뜻 깊은 창단을 하게 되어서 연맹 회장으로서 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 많이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 요즘 인기인 SBS <골 때리는 그녀들> 프로그램도 그렇고, 최근 친선 경기들에서 여자 국가대표 축구팀도 선전해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연맹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사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연맹만 무언가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말씀하신 ‘골때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이런 지역 유소년 팀 창단 등의 일이 여자축구 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을 기회로 삼아 우리 여자축구계를 더 활성화시킬 겁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많은 여자 스포츠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우리 여자축구 국가대표팀도 그것에 못지않게 곧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월드컵으로의 여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드릴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국민 여러분들이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 타 종목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여자 배구계에서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유소년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연맹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매 대회마다 선수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지도자들은 지도자들대로 따로 모든 면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여자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성별이 다른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의 지도가 필요하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성 교육은 지도자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지도자가 많아질수록 그런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언제 그런 불미스러운 사고가 터질지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저희가 꼬박꼬박 매번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아직까지는 최근 여자축구계에서는 그런 큰 문제가 터지지 않고 있고,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축구와 더불어 교육을 중시하는 기조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 올해까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좀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내년부터는 여자 국가대표팀 경기와 더불어 WK리그도 전면적으로 관중과 함께 경기를 치를 텐데, 2022년 한 해를 어떤 1년으로 만드실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한 2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그로 인해 관중들은 물론, 학생 선수들도 대회 참여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모든 것들이 다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상황이 나아지면 우리 여자축구계를 언론에 좀 더 많이 노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현재 저희가 모든 WK리그 경기는 물론, 유소년과 청소년 대회도 전 경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미디어로 노출시키다 보니, 시청률이 엄청 높아졌고 광고 후원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내년에는 연맹 차원에서 여러 측면으로 많이 지원할 생각입니다. 제가 이제 12년, 13년째 이 자리에 있는데, 이제는 저희 여자축구계가 큰 걱정 없이, 현재의 시스템을 잘 유지하고 가꿔나갈 기반을 닦는 여자축구 원년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노원 U-15 팀의 큰 지지자가 되어주실 노원구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민 분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열악한 여자축구계의 상황 속에서, 노원구에서 이렇게 U15팀 창단이 이뤄짐에 따라, 아마 다른 지역에서도 창단 검토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노원구에서 이렇게 먼저 나서주신 것에 대해서, 연맹 회장으로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앞으로도 노원구의 축구 발전을 위해 저도 일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화환 하나 정도로 지나갈 수 있었던 한 중등부 여자축구팀의 창단식에 오규상 연맹 회장은 버선발로 달려올 정도로 절실했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그의 바람이 그만큼이나 강할 수도, 혹은 이번이 정말 여자축구 부흥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간절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동원 감독이 이끄는 노원 U-15는 현재도 선수 모집을 이어가고 있다. 올 겨울 담금질을 거친 뒤, 내년 봄에 치러질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대회에서 그 첫 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노원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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