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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모름지기 홍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른바 스타 마케팅이다. 팬들이 얼굴을 알고 최소한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인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외부에 어필하면 그 효과가 크다.

2002 FIFA 월드컵 유치 경쟁 당시 한국도 그랬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한동안 선수 커리어가 끊겼던 디에고 마라도나의 복귀전이 한국에서 열렸을 때 세계가 큰 관심을 보였다. 마라도나가 비록 거창하게 홍보대사식으로 활동하진 않긴 했다. 그래도 이 불세출의 스타와 잠깐의 동행으로 한국의 월드컵 유치 준비, 그리고 한국 내 드높은 축구 열기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이처럼 유명인사와 함께 하면 그 효과는 극명하게 커진다.

2022 FIFA 월드컵 개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카타르 역시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유치가 결정된 후, 카타르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을 대거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심지어 홍보대사의 종류도 크게는 두 가지다. 첫째는 글로벌 앰버서더, 말 그대로 전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슈퍼스타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데 팀 케이힐·카푸·사무엘 에투·사비 에르난데스·로날드 데 부어가 활동 중이다.

둘째는 로컬 앰버서더, 이 로컬 앰버서더는 카타를 비롯해 아랍 지역의 축구 스타 출신 축구인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아흐마드 칼릴·이브라힘 칼판·칼리드 살만·무바라크 모스타파(이상 카타르)·알리 알 합시(오만)·바데르 알 무타와(쿠웨이트)·모하메드 아부트라이카·와엘 고마(이집트)·유니스 마흐무드(이라크) 등 과거 중동에서 꽤나 유명했던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이든 로컬이든, 이들은 곳곳에서 카타르 월드컵 홍보의 최전선에서 열심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인물이 있다. 바로 호주 축구 영웅 케이힐이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부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까지 본선 무대를 네 번이나 밟아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에버턴의 레전드이기도 한 케이힐은 홍보대사뿐만 아니라 이곳 카타르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경력을 쌓고 있는 중이다. 그는 카타스 스포츠 육성의 산실 아스파이어 아카데미 총 책임자로서 근무하고 있다.

일단 아스파이어 센터의 소개가 우선일 듯하다. 케이힐이 책임지고 있는 아스파이어 센터는 축구를 비롯해 농구·핸드볼·펜싱·탁구 등 수많은 종목의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스포츠 교육의 장이다.

뿐만 아니라 대단위 숙박 시설까지 갖추어 카타르 각 종목 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해외에서 이곳을 찾는 팀들의 전지훈련 캠프로도 활용되고 있다. 카타르 전국에서 모인 약 6,000여 명의 스포츠 유망주들이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며, 60개국에서 모인 지도자·교사·스포츠 과학자들이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또한 아스파이어 아카데미 졸업생에게는 카타르 국가대표로서 세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유명한 육성 기관인 라 마시아의 사례를 본따 건설한 아스파이어 센터는 시실적 측면에서 가히 최첨단의 수준을 달리고 있는 교육 시설이었다.

케이힐은 2일 아스파이어 아카데미를 찾은 전 세계 취재진들을 데리고 시설 곳곳을 다니며 이곳이 지니는 의미와 기능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케이힐은 라 마시아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재능적인 측면에서는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는 라 마시아가 더 대단하다. 그들의 철학 역시 선수들이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데 길잡이 구실을 한다. 말할 것도 없이 대단한 바르셀로나의 정체성과 철학을 참고해 이곳 카타르 현지 사정에 적절히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장 라 마시아와 비교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힐은 카타르 선수들의 자질만큼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일본 등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나라들을 언급하며 능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케이힐은 “축구를 통해 아이들을 웃게 하는 것에 강한 동기 부여를 느낀다. 뿐만 아니라 독서, 멘토링, 기술 교육은 물론 삶의 교훈을 가르치는 것을 통해 제 열정을 바치고 싶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케이힐의 경우처럼, 실제로 보다 우수한 축구 실력을 가진 나라에서 건너온 스포츠인들이 남긴 유산이 다른 나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례가 적잖다. 이를테면 바르셀로나의 요한 크루이프, 일본 축구에 기여한 지쿠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카타르 스포츠의 육성을 전담하는 총 책임자라는 직책을 통해 얻을 경험은 향후 그가 모국 호주로 돌아간 이후에도 굉장히 귀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앰버서더와 달리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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