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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용산)

조원광. 축구 팬들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귀에 익은 이름이다. 그렇다. 한국인 4호 프랑스 리거. 최근에는 ‘슛포러브’의 ‘천재 투어’에 나와 화제를 모았다.

조원광은 천재였다. 비운의 천재. 16세의 어린 나이에 가능성을 인정받아 안양 LG(FC 서울 전신)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안양은 지금으로 치면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 같은 팀이었다. 조광래 현 대구 FC 사장이 이끌었고, 신의손, 이상헌, 김동진, 박요셉, 박용호, 최원권 같은 국가대표 레벨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조원광은 “그때는 형들과 워밍업만 해도 실력이 늘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이미 한국에서는 초특급 유망주로 인식된 조원광은 안양 입단을 앞둔 2001년 가을 벨기에 명문 앤트워프에서 훈련 제의를 받고 남궁도, 김현기 등과 함께 훈련했다. 이때 위성구단 앤트워프의 이야기를 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귀화를 전제로 입단을 제시한 사건은 과거 인터뷰나 천재 투어를 통해서도 대중에 알려진 이야기다. 조원광은 당시 중학교를 중퇴했을 정도로 어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렇게 대단한 팀인지도 몰라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미 너무 많이 알려진 사실. 계약금 3억 5,000만 원이라는 파격적 금액에 안양에 입단했다.그러나 안양 생활은 길지 않았고, 입단 당시 구단과 약속한 해외 이적의 꿈을 추진하게 된다. 유럽 리그 중 상위권인 프랑스 리그 1에 도전장을 내민 것. 스타드 렌이 입단 테스트를 제시해 계약서까지 받고 안양으로 돌아왔지만, 안양에서 더 높은 이적료를 불러 이적이 결렬됐다.

이후 또 다른 1부리그 팀 소쇼가 관심을 보였고 우여곡절 끝에 입단해 2군 팀에서 두 시즌가량 뛰었다. 그러나 자신을 데려온 감독이 교체됐고, 조원광도 결국 국내 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이 선택에 대해선 과거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아쉬웠던 결정’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이후로는 하락세가 계속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천안시청-제주 유나이티드-천안시청으로 둥지를 바꿔 틀었지만, 컨디션 저하에 아킬레스건 부상 등이 겹치며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다.

이후 조원광은 축구를 잊고자 카페를 차렸지만, 축구인의 피는 그를 다시 축구판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지도자였다. 처음에는 천안과 동두천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쳤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 C급 자격증부터 시작해 B급과 A급을 차례로 땄다. 2016년 B급을 수석으로 합격한 그는 2019년 A급을 취득했다.

최근엔 축구 전문 유튜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기로 한 전날도 지방에서 ‘슛포러브’의 콘텐츠를 촬영했다. 그는 “이강, 김우홍, 장결희, 원창현, 김진짜 등과 하부리그 팀들과 경기에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찍고 있다. 이천수 형이 감독이다. 처음에는 한두 달 하고 끝나겠지 싶었는데, 계속 가더라.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그런데 콘텐츠를 찍어 보니 무척 재미있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하나 그에게는 역시 지도자가 맞는가 보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다지면서 좋은 감독이 될 준비에 집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 양강초등학교 축구부 코치로 일하고 있는 조원광은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 P급 라이선스를 준비하고 있다. P급 자격증은 A급을 따고 5년이 지나야 취득 자격이 주어진다. 2019년에 A급을 땄으니, 2024년에 P급에 응시할 수 있는 셈이다.

‘비운의 천재’ 조원광이 그리는 지도자로서 포부는 무엇인지 물었다. 해외 생활을 경험했고, 그보다 더 큰 아픔을 경험하다 보니 포부 또한 남달랐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프로 산하의 중고등학교 팀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보고 싶다. 그 팀에서 내 지도를 받고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러려면 준비를 잘하고 기회가 올 때 잘 잡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원광이 꿈꾸는 지도자의 이상향은 독일 출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다. 나겔스만 감독은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은 흙수저 감독. 조원광은 “외국에서는 나겔스만과 위르겐 클롭 감독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국내에서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시켜주는 정정용 감독님 같은 사례가 많았으면 한다. 설기현 감독님도 유럽 축구를 국내에 이식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어쨌든 나도 한국의 정서에 맞게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며 자신이 꿈꾸는 지도자상을 이야기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슛포러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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