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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전주)

이동국이라는 대선배의 리더십을 잇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홍정호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주장 완장의 자격을 보였다. 처음 맡겨진 주장의 무게를 이겨냈다.

홍정호는 5일 오후 3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1 최종 라운드에서 철벽 수비를 펼쳐 보이며 제주 유나이티드전 2-0 승리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전북은 후반 11분 한교원의 선제골과 송민규의 추가 골에 힘입어 홈에서 제주를 제압했다.

이날 전북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에 득점 물꼬가 터지면서 승리로 우승을 확정했다.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한 주역은 홍정호였다. 김상식 감독은 아예 홍정호를 이번 시즌 전북의 MVP로 꼽았다. 홍정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겨야 하는 경기여서 잠 설치며 경기 준비했다. 일주일간 제대로 못 잤다. 부담이 컸다. 선수들이 우승 목표에 맞춰서 하고자 하는 게 훈련 준비 상황에서 보였다. 감독님도 준비 잘했기에 잘할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길 자신은 있었는데 결과 잘 나와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홍정호에게 주어진 다른 점은 주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시즌 전 감독, 스태프, 선수 투표로 주장이 됐다. 동국이 형이 잘했기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다. 형 반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매 경기 열심히 하다 보니 결과가 좋았다. 주장으로서 감독님, 선수한테 좋은 모습 보이고, 잘하고 싶었다. 내가 못한 부분을 최철순, 이용 형이 잘 잡아 주었다. 첫 시즌 주장치곤 잘 마무리해 다행이다”라며 주장으로 보낸 한해를 돌아봤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을 떠받친 이동국은 전북 왕조의 정신적 지주였다. 홍정호도 인정했다. 그는 “동국이 형 역할이 너무 크다. 팀에 있으면 뭔가 안정이 된다”라며 “올해 주장을 하면서 팀 전체를 보다 보니 그간 못 본 부분이 있었다. 철순, 용 형이 잘 잡아 주면서 많이 배웠다. 선수단에 자극이 많이 되었다. 고참 형들이 피치 안에서 머리 박고 넘어지면서 경기 푸는 데 밑에 선수가 안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게 어린 선수한테 자극을 주었다. 승기 형 등 자기 역할 잘해줬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최종전 전주를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홍정호는 이동국이 오고 나서 팀 스피릿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형이 경기장 도착하고 여느 때와 다르게 다들 진지하고 조용했다. 각자 준비하고 있었는데 형이 라커룸 와서 ‘형이 왔다, 우승 요정이 왔다’ 하며 분위기 이끌어 주셨다. 선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힘이 되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에 빨리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국 형이 팀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구단에서 반대할 사람은 없다.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감독님과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올 듯하다. 지금 방송하고 있어서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홍정호에게 남은 건 최우수 선수상(MVP) 정도다. 그는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인생 수비가 나왔다. 그래서 팀에서 MVP 후보로 나올 수 있었다. 좋은 기회니만큼 꼭 받고 싶다”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본인을 제외한 최우수 선수를 팀에서 한 명만 꼽자면 누구냐는 질문에는 “모두가 잘했는데, 백승호를 뽑고 싶다. 시즌 중반에 합류해 적응 시간이 필요했는데, 점차 팀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부상자 빠져나간 자리를 잘 메우고 가운데서 잘 지켜줬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시즌 스스로 꼽은 베스트 수비는 무엇일까? 그는 “울산 원정에서 마지막 헤더 클리어라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승 가능성을 높인 장면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최근 5연패 중 4회나 우승을 경험하며 쌓은 전북의 우승 DNA가 무언가 하는 질문에는 “오늘도 부담이 많이 됐다. 울산의 마음을 생각하며 경기했다. 선수들은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우승해본 선수가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런 게 하나하나 모인 게 큰 거 같다”라고 대답했다.

시즌 중반 연패와 무승 늪에 빠졌던 전북이 살아난 계기로는 성남 FC 원정 경기를 꼽았다. 그는 “중간에 3연패 하고 성남 원정에서 구스타보가 골을 넣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갔었는데, 그 계기로 인해 선수들이 자신감 얻었다. 조 1위로 통과하면서 리그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성남전 계기로 구스타보가 역할 잘 해줬다. 일류첸코도 잘했지만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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