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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울산)

결국 드라마는 없었다. 울산 현대는 또 준우승에 머물렀고, 그토록 넘고 싶었던 전북 현대는 올해도 정상에 도달했다. 울산으로서는 상실감이 컸을 수밖에 없다. 이번만큼은, 정말 이번만큼은 왕좌에 앉고 싶었지만 트로피를 얻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울산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굳게 다져졌다. 외부의 시선은 어떨지 몰라도, 지난 5일 울산의 마지막 게임이 벌어졌던 울산 문수구장에 모인 이들에게서는 분명 ‘응집력’이 묻어나왔다.

경기가 종료된 후, 울산 선수들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모두가 팬들 앞에 섰다. 그들은 센터 서클 앞에 모여 팬들에게 202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수많은 울산 서포터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리고 여전한 ‘애정’을 표시했다.

홍명보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준우승을 하게 됐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하지만 우리 울산은 12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고,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었다고 확신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발전하겠다. 좋은 팀으로 성장하겠다. 1년 동안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홍명보 감독의 한마디,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울산의 모두는 박수를 쳤다. “홍명보”를 연호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울산팬들은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어떻게든 해보고자 했던 울산 스쿼드를 감쌌고 안아줬다. 홍명보 감독의 멘트가 마무리 된 후, 이청용도 선수단을 대표해 속마음을 전했다.

“죄송하다. 그래도 감독님 부임 이후 첫 해였는데, 정말 많은 것들이 발전했고 좋아졌다. 겨우내 비시즌 동안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더 단단한 팀으로 여러분 앞에 서겠다. 1년 동안 감사했다.”

수도 없는 준우승, 그것도 우승에 닿을 듯하다가 무너지는 준우승의 반복. 울산의 최근 몇 년은 이러했다. 때문에 2021년에도 울산이 K리그에서 우승컵을 획득하지 못하면 향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거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울산을 성원하는 이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2021년의 실패는 다음을 위한 귀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했으며, 다른 무엇보다도 팬들의 갈망을 실현하기 위해 선수단이 노력했다는 걸 진심으로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구 FC와 최종전에서, 울산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피치를 달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중들 역시 온 맘을 다해 응원전을 벌였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이젠 ‘고향처럼’ 여긴다는 말을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전했다. 진심이 절절하게 묻어났다. 부족한 점을 복기하고 보완해 2022년을 준비하겠다는 굳은 각오도 다졌다.

울산은 쓰러지지 않는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음을 준비할 뿐이다. 2021년이 끝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임을, 울산의 모두는 인지한다. 또 한 번의 시련은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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