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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산)

▲ 피치 피플

부산 아이파크 MF
박종우

부산 아이파크는 최근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K리그2 순위표 아랫 부분에 자리한 성적도 그렇지만, 단순히 성적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히카르도 페레즈 전 감독의 리더십 그리고 대외 관계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나오면서 팀 전체적으로 흔들렸고, 심지어 김포 FC 원정 경기 이후에는 팬들과 마찰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부산 주장 박종우는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그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변화의 계기점을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부산은 박진섭 신임 감독을 선임해 도약을 노린다. 박종우는 5일 저녁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2 2022 18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에 앞서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전임 감독 체제에서 느꼈던 점 그리고 새 감독에게 거는 기대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힘들었던 여러 문제들, 소통 중시하는 박진섭 감독님이라 큰 변화 있을 것”

Q. 시즌 개막 후 폭풍처럼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박진섭 감독이 새로 부임했는데 팀 분위기는 어떤지?

“아시다시피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었죠. 분위기가 좋다고 말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얘기일테고요. 모든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반등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에 감독님이 새로 오셨습니다. 물론 하루 만에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펼친다는 게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이제 더 내려갈 곳도 없고,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너희들에게 당장 이겨달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라는 말도 하셨어요. 감독님과 선수라는 관계보다는, 축구 선배로서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단 하루이긴 하지만, 선수들이 깊이 느꼈을 겁니다.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이고 원하시는 게 어떤 점인지,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느꼈을거라고 봐요. 이제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게 우선입니다.”

Q.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 겪어봤겠지만, 성적 여부를 떠나 이면에 자리한 여러 문제 때문에 특히 힘들었을 것 같다. 아픈 얘기도 많았다.

“솔직히…, 저는 중간자 입장이잖아요. 선수 처지에서 어린 선수들을 대변하고, 선수 대표로 뭔가 얘기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장이나 훈련장 안에서 하는 것과 다른 외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문제가 일어났었잖아요. 그걸 또 어린 선수들을 포함해 동료들에게 얘기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정말 힘들었고요. 제가 나서서 뭔가 할 수 없다는 부분이 힘들었고, 그러니까 감독님께서 모든 걸 하시려고 하셨죠. 그러다 보니 선수 처지에서는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고, 여러 문제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중간자 입장에서 훈련이나 경기를 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Q. 이전에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았다고 난리가 났을 때, 선수단을 대표해서 사죄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마음고생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팀 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로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경기와 훈련에 집중하기 조금은 어려웠습니다. 또 어린 선수들이 특히 많은 팀인데, 이 친구들이 얼마나 또 힘들었을까 생각도 하게 됐어요. 이런 상황에서 경기력이 나오겠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100%가 아니라 300%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여러 문제가 일어나니까 선수 처지에서는 좀 많이 힘들었죠.”

Q. 이 질문이 불편하면 기사에 담지 말아달라고 말해도 된다. 그래도 묻고 싶은 게 있다. 부산 구단 소셜 미디어에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 사임 오피셜이 게시됐을 때, 부산 전현직 선수 몇몇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감독과 선수간 신뢰가 이렇게까지 깨졌던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저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좋아요를 누른 친구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눌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뭔가 의미를 담아 눌렀을 수도 있겠죠. 그중에는 페레즈 감독님과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친구도 있고, 서로 소통하면서 풀어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안 좋은 쪽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조금은 일방적이기도 했어요.”

“어떤 감독님이 오시든 그 감독님께 맞춰야 하고 원하시는 걸 해야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해야 하고, 하라면 해야 하는 건 모든 선수들이 똑같을 겁니다. 그런데 선수 처지에서 그렇게 했는데도 결과가 자꾸 안 나오니까…. 다만 결과가 따라오지 못해서 상황이 이렇게 힘들게 된 것이지, 또 다를 수도 있었습니다. 결과가 계속 좋았다면, 계속 아무렇지 않게 외부의 문제없이 쭉쭉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겠죠.”

“물론 감독님 책임이 크긴 합니다. 하지만 저희 선수들도 책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 감독님이 오셨고, 그 점에 대해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저희들도 분명히 책임이 있으니, 다시 우리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맞다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Q. 사실 부산 스쿼드가 지금 이 순위에 있을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 이제 바뀌었으니 반등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걱정도 된다. 지금 ‘멘탈에 멍이 들었다’라는 상태처럼 비친다.

“선수들과 항상 얘기를 합니다. 선수들도 누구보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스쿼드, 각자 쌓아온 커리어 등 여러 요소를 봤을 때 우리가 지금 위치에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단 저희만의 얘기가 아니라 제3자 처지에서도 그렇게 평가해주시고 있고요. 그래서 선수들, 팀적인 측면에서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고요. 일단 빨리 이겨서 분위기를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봐요. 이제 정말 앞만 보고 달려야 하죠. 다른 팀이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으니까, 저희는 남들 두 배 세 배 해야겠죠. 그 수밖에 없어요.”

Q. 박진섭 감독은 광주 시절 승격을 경험한 지도자다. 선수들의 기대도 클 것 같다.

“과거 현역으로 뛰실 때 함께 뛴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감독님이 최고참이었고 저는 갓 스물이 넘었던 시절이죠. 하루 정도 같이 훈련했지만, 광주가 왜 그때 승격했고 까다로운 팀이었는지 단 하루만에 선수들이 느낄 정도였습니다. 이제 감독님을 더욱 믿고 따라야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박 감독님은 지도자가 아닌 선배 입장으로 ‘도와주고 싶다’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오픈 마인드이시고,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시니까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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