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안산)
FC 안양의 수비수 이창용이 안산 그리너스 원정에서 몸을 던져 안양의 골문을 사수했다. 공이 얼굴을 강타했지만 꾹 참고 풀타임을 소화해냈다.
안양은 2일 오후 6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4-1 승리를 거뒀다. 안양은 안산전 승리로 3연승을 질주했고, 3위로 올라섰다. 상위권 순위 경쟁에 불씨를 지핀 안양이다.
아코스티와 안드리고가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지만, 안산의 반격을 잘 버텨낸 수비도 눈부셨다. 센터백 자리에 선발로 나선 이창용도 숨은 주역이다. 이창용은 전반 45분 김이석이 아크 정면에서 찬 강력한 슛을 막아냈다. 김이석의 발을 떠난 공이 바로 앞에 있던 이창용의 얼굴을 강타한 것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이창용은 “슛이 날아 오길래 안 피하고 맞고 있었는데, 곧바로 머리가 어질하더라”면서 “전반전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왔는데, 계속 어지러워서 교체 요청해서 나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조금 더 뛰어보자는 생각으로 계속 뛰었는데, 후반전에 또다시 얼굴을 맞았다. 그러고 나서 정신이 다시 돌아오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더 놀라운 건 이창용의 집념이다. 워낙 강하게 찬 공이라 주심도 의료진에게 서둘러 들어와서 치료할 것을 요청했는데, 그 찰나에도 이창용은 재차 날아오는 슛을 발을 뻗어 막아냈다. 어지러워 그대로 그라운드 위에 쓰러진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혀를 내두르게 하는 집중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창용은 “그 와중에도 공이 보이더라고요. 공이 앞에 있는데 그냥 있을 수 없죠”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웃어보였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이창용이 프로 데뷔 후 치르는 200번째 경기였다. 이창용은 의미 있는 경기에서 몸을 던져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200번째 경기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둬 너무 기분이 좋다”라던 이창용은 “오늘 팬 분들이 원정 응원을 많이 오셨더라. 혼자서 ‘나의 200경기를 축하해주시러 이렇게 많이 오셨구나, 잘해서 꼭 이기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뛰었다”라며 흐뭇해했다.
이창용은 안양의 3연승 비결로 선수단 내 생각의 변화를 꼽았다. “선수들끼리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주문하시는 부분과 선수들이 하려고 했던 게 섞여서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색깔이 나오는 것 같았다”라고 밝힌 이창용은 “우리가 하고자하는 것보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잘 따르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그러다보니 실제로 더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광주전 대패가 지금 돌아보면 플러스가 된 것 같다. 광주전 대패 이후 분위기가 너무 침체돼있었다. ‘좋은 성적을 내긴 힘들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광주전을 계기로 선수들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걸 내려놓고 코칭스태프의 말만 따랐던 것 같다”라며 광주전을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올 시즌 안양에 합류한 이창용은 1월 1일부터 매일 ‘승격’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이창용은 “1월 1일부터 매일 아침에 일어난 후, 그리고 출근하면서 노트에 승격을 다짐하는 똑같은 문구를 반복해서 쓰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승격을 다짐하는 것”이라며 ‘안양의 승격’을 주문처럼 되뇌고 있다고 밝혔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일레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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