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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목동)

베테랑다운 책임감이었다. 무거울 법한 분위기를 다독이고 피치에서 증명하는 것. 윤보상을 그렇게 묵묵히 골문을, 동생들을 지킨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3일 저녁 8시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22분 서울 E 미드필더 츠바사의 선제골이 터졌으나, 후반 추가 시간 전승민의 왼발 슛이 동점골이 됐다.

서울 E는 매우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이른 선제골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수문장 윤보상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하나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8경기 무승 탈출이 무산됐고, 무승 기록은 8에서 9로, 숫자만 바뀌었다.

경기 후 만난 윤보상의 표정은 밝지도, 그렇다고 심하게 어둡지도 않았다. 최선을 다했고 불가항력에 실점을 내준 골키퍼의 그 표정이었다. 서울 E의 선수단 분위기 또한 나쁘지 않아고 했다.

윤보상은 베테랑으로서“선배는 닥치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다. 쉴 때 열 명, 열한 명을 데려가 밥을 먹인다. 할 수 있는 말을 해준다. 후배들에 잘 따른다. 주장 용수 형, 부주장 인성이 형이 팀을 잘 이끌어줘 큰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후배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서울 E 대학생 마케터들에게 커피를 돌린 윤보상이다. 서울 E 대학생 마케터들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윤보상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끝난 후 감사 인사를 하고서야 비로소 늦은 퇴근을 했다.

윤보상은 경기 결과에 대해 “많이 아쉽지만, 골키퍼가 다 막을 수는 없다. 수비, 공격수 다 같이 막았기에 1실점만 했다. 지지 않은 게 긍정적이다. 졌으면 순위가 바뀌었기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던 배경은 자신감이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이런 생각이 가능했다.

“골 먹으면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 막을 수 있는 건 다 막는다고 생각한다. 18경기가 남았으니 다시 반전을 위해 많은 걸 바꾸고 시도한다. 한 꺼풀만 벗어나면 올라갈 수 있다. 이를 벗기려고 한다.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경기 전날 남아서 운동을 하곤 한다. 몇 경기 안에 큰 변화가 있지 싶다.”

아무래도 구단의 성적이 성적이다보니, 전남전에서 큰 불만을 표시한 팬들도 있었다. 비판하는 걸개가 걸렸고, 경기 후 “정신 차려”라는 몇몇 팬들의 콜도 있었다. 윤보상은 “프로 선수로서 결과가 안 좋으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한다. 팬들의 권리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가 아닌, 우리와 팬들, 스태프가 하나가 되면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라고 했다.

지난달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골키퍼 선방 지수에 따르면, K리그2 선수 중 윤보상이 선방 지수 3.25로 리그 최고 수치를 보였다. 기대실점은 6.25였으나, 3실점으로 막아냈다. 다만, 선수 본인은 크게 염두하지 않는 듯했다.

“선방이라는 건 당연하다. 골키퍼로서 해야 하는 일이다. 이적할 때 약속했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막을 걸 막겠다고 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선방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마름이 크다. 잠을 잘 못 잔다. 그래도 많은 변화를 주시기에 희망이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무거울 법한 분위기에도 서울 E 선수단은 정 감독 아래 하나로 뭉친다. 윤보상은 “감독님은 항상 미팅에서 먼저 웃어주시고 고개 숙이지 말라 한다. 감독님이 왜 명장이신지 알 것 같다. 우리는 대단하신 분이다. 이끌어나가는 스킬이 있으시다”라고 말했다.

서울 E는 7월 네 경기를 치른다. 리그 선두 광주 FC전을 시작으로 2위 대전 하나시티즌전을 연이어 치러야 한다.

“7월에는 광주전 등 강팀과 경기가 많다. 신경 쓰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신경 쓰면 잘 할 수 있는 상대둘이다. 이번 전남전에서 끈끈한 걸 많이 봤다. 그렇기에 별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조영훈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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