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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진주)

설기현 경남 FC 감독 처지에서는 많은 고민이 들 법한 경기였다. 윌리안과 에르난데스가 남긴 공백은 분명 커보였다. 하지만 다른 해법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토종 공격수들이 분발하며 윌리안과 에르난데스의 자취를 지우고 있다.

설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9일 저녁 6시 진주 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2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경남은 후반 38분 모재현의 선제골에 힘입어 부산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경남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전력 누수가 큰 팀이다. 에이스인 윌리안과 에르난데스가 떠났다. 설 감독은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잊었다”라며 마음을 추스르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쉽게 메울 공백이 아니었다. 그나마 고경민이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대안으로서 존재감을 보였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속도를 잃었다. 속공 루트였던 윌리안과 에르난데스의 공백이 경기 중에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경남은 다른 대안을 찾으려 했다. 이선에서는 어느 위치에서든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일 줄 아는 고경민을 활용해 티아고에게 찬스를 제공하려 했다. 고경민은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박스 안에서 골 사냥을 펼치며 티아고의 득점 부담을 줄였다. 하남과 모재현의 적극적인 돌파, 그리고 이민기와 김지운의 과감한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에 힘을 불어넣으려 했다. 윌리안과 에르난데스처럼 볼을 가지고 득점이 용이한 위치까지 드리블로 운반하는 플레이 대신, 티아고를 겨냥한 얼리 크로스를 활용했다.

골잡이 티아고는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과거 브라질 듀오들이 곁에 있었을 때는 그들의 화력 지원을 통해 득점 사냥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박스 안팎을 오가며 경남의 토종 공격수들과 연계를 통해 찬스를 만들고자 했다. 주춧돌이 빠지니 아무래도 변화가 클 수밖에 없는 경남 공격의 패턴이었다.

경남은 바뀐 공격 해법을 통해서도 여러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를테면 전반 25분 김지운의 땅볼 크로스를 이어받은 고경민이 결정적 득점 찬스를 잡았던 장면, 전반 38분 티아고가 박스 외곽에서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하남을 겨냥해 수비수 키를 넘겨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들었던 장면이 그랬다. 고경민은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박광일의 우측 얼리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확실히 부산보다는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낸 경남이었다. 결과적으로 후반 38분 박광일의 우측 크로스에서 고경민의 리턴 패스를 거쳐 모재현이 박스 안에서 가볍게 왼발 슛을 연결해 골망을 흔들어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고경민이 세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모재현마저 터지면서 경남은 바라던 승점 3점을 끌어낼 수 있었다. 윌리안과 에르난데스만큼은 화려하고 폭발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토종 공격수들이 그 공백을 메워나가고 있다. 설 감독 처지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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