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수원)

트레이드 마크인 ‘댄싱 셀러브레이션’은 없었다. 오로지 역전만 생각했던 이승우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 FC는 10일 오후 7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FC 서울 홈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서울이 전반 2분 박동진이, 후반 4분에는 김신진이 득점해 일찌감치 앞서갔다.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수원 FC는 후반 7분 이승우가, 후반 25분 라스가, 후반 28분에는 김승준이 연달아 득점포를 터트렸다. 하나 서울이 후반 추가 시간 이한범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포기하지 않은 수원 FC는 정재용이 결승골을 넣었다.

홈에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던 수원 FC다. 전반 2분 만에 박동진에게 실점했고, 박동진이 소변을 보는 개의 형태를 한 이른바 ‘미친개 셀러브레이션’까지 펼쳤다. 서울은 침착하게 수원 FC를 공략했다.

앞서 김도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승우를 벤치에 앉은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의 무더위에 고생하는 듯하다. 최근 2경기를 보면 무기력하다고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이 없다. 오늘 경기에서는 선발에서 뺐다. 가능하면 후반전 45분 정도를 임팩트 있게 뛰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승우를 아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반드시 득점이 필요한 상황, 전반 25분 만에 이영준을 빼고 이승우가 들어갔다.

이승우는 ‘캐슬파크의 왕’ 다웠다. 그가 공을 잡으면 피치 분위기가, 관중석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승우는 지난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고, 피치에서 미치는 영향이 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홈에서 열린 경기만큼은 달랐다. 본업인 공격은 물론, 상대 수비 압박까지 최선을 다해 시도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끌어냈다.

그러더니 결국 추격골을 터트렸다. 이른 시간이었다. 후반 7분, 서울이 추가골을 넣고 3분 만이었다. 박주호 머리에 맞고 상대 골키퍼와 수비진 사이로 떨어진 공을 집중력 있게 쫓아가 만회골을 만들었다.

시간이 충분했기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댄싱 셀러브레이션’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하나 이날만큼은 ‘댄싱킹’은 없었고 ‘캐슬파크의 왕’만이 남아 있었다. 공을 손에 쥐고 뒤를 돌아 질주해 다시 센터 서클로 돌아갔다. 그만큼 동점골이, 역전골이 중요했다.

이승우의 바람이 곧 팀의 바람이었다. 이는 곧 이뤄졌다. 라스와 김승준이 연달아 득점을 터트리면서 수원 FC가 귀중한 승점 3을 가졌다.

이승우가 이번 시즌 수원 FC에 입단하면서 가져온 파급효과는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경기력이나 관중 동원,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됐던 그다. 이제는 팀의 사기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진정한 수원 FC의 키 플레이어로 변모 중이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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