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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이승우가 수원 FC 위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이제 단순 골잡이 역뿐만 아니라 팀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한 듯하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 FC는 10일 오후 7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FC 서울 홈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서울이 전반 2분 박동진이, 후반 4분에는 김신진이 득점해 일찌감치 앞서갔다.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수원 FC는 후반 7분 이승우가, 후반 25분 라스가, 후반 28분에는 김승준이 연달아 득점포를 터트렸다. 하나 서울이 후반 추가 시간 이한범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포기하지 않은 수원 FC는 정재용이 결승골을 넣었다.

역시나 슈퍼스타는 이승우였다. 전반전 이른 시간 교체 투입되자마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사실 이승우는 지난 두 경기에서는 어깨에 걸린 기대감만큼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지난 3일과 6일 두 경기 연속 원정으로 열린 19라운드 대구 FC전과 2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침묵했다. 김도균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의 무더위에 고생하는 듯하다. 최근 2경기를 보면 무기력하다고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이 없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그리고 홈에서 열린 서울전, 이승우는 마치 원정으로 치른 지난 두 경기 동안 응원을 받지 못해 부진한 것만 같았다. 수원 종합운동장의 별칭, ‘캐슬 파크’로 돌아오니 그는 마치 귀환한 왕 같았다. 이승우가 공을 잡으면 홈팬들의 기대감에 가득 찬 환호가 이어졌다.

피치 안에서 미치는 영향도 환호성과 비례했다. 그간 두 경기에서 언제 활약이 아쉬웠냐는 듯 종횡무진 상대 진영을 누볐다. 넘어오는 패스에 맞춰 침투하는 타이밍은 날카로웠고, 상대 수비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공을 빼앗는 장면은 팀을 향한 헌신을 알게 했다.

득점을 터트린 후에는 홈팬들 앞에서 즐겨하던 댄스 셀러브레이션까지 생략했다. 그 대신 한 손으로 공을 꽉 쥐고 센터 서클로 달리면서 동점, 역전까지 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손에 땀을 쥐는 역전승, 4-3으로 끝난 결과에는 분명 팀 정신력을 재무장한 그의 행동이 일부분 영향을 끼쳤다.

90분이 지난 후에는 김도균 감독의 이승우를 향한 평가가 달라져 있었다. “오늘 날씨가 선선했는지 모르겠지만, 대구 FC전이나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비하면 날씨가 괜찮았다. 컨디션이나 몸놀림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득점을 해줄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충분히 역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이승우는 수원 FC에 귀중한 존재다. 그가 팀에 입단한 후 팀을 찾는 취재진이, 관중이, 환호성이 급격하게 늘었다. 어딜 가나 주목받는 존재다. 그의 활약이 뒤따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나의 파급효과로서 이승우 개인도 그저 골잡이가 아닌, 수원 FC의 중심으로서 말한다. 이를테면 라스가 오래간만에 득점을 터트린 데 대해 “우리 선수들은 라스를 믿고 있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다.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사답게 동점골을 넣어줘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 더운 날씨에 빡빡하게 일정이 열리는 상황을 놓고는 “선수들도 다들 열심히 뛰고 있으니 밖에서 볼 때 ‘왜 못하지?'란 생각이 들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스타에게는 응당 뒤따르는 책임감이 있다. 이승우는 조금씩 책임의 무게를 알아가는 것만 같다. 득점을 하고 관중이 모이길 바라는 마음에 춤을 추던 골잡이는 이제 조금씩 팀의 버팀목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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