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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대구)

대구 FC 브라질 공격수 세징야는 단순히 ‘에이스’라고 볼 수 없다.

지난 2017년 대구에 입단한 후, 공격의 핵 구실을 하며 K리그2에 있던 팀을 K리그1로 올려둠과 동시에 대구의 첫 메이저 타이틀은 FA컵 우승(2018년)까지 안기는 맹활약을 했다. 포인트적 측면에서도 대구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였고, 이를 통해 K리그1 하위권 혹은 K리그2를 오르내리던 대구가 K리그의 대표적 인기 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일각에서 “동상을 세워야 한다”라고 세징야에게 찬사하는 이유다. 실제로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클럽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전·현직 선수의 공헌을 기억하기 위해 스타디움 근처 목 좋은 자리에 선수 동상을 세운다. 아무나 ‘동상’으로 세워질 수 없다는 점을 떠올리면, 만약 세징야 동상이 만들어질 경우 세징야는 정말 어마어마한 영광을 맛보는 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농담 같은 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이가 있다. 바로 세징야 본인이다. 세징야는 지난 16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 라운드 그룹 B(하위) 37라운드 홈 김천 상무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진작 만들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제가 가진 특유의 세리머니로 동상 포즈를 잡아주면 좋겠다. V 세리머니, 아니면 전북전에 골 넣고 상의벗은 후 포효했던 세리머니가 좋을 것 같다. 그게 완벽할 것 같아 미리 생각해봤다”라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세징야가 ‘동상 얘기’에 적당히 호응하기 위해 웃자고 한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대구의 시즌 종별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고재현이 증언했다. 세징야 동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반응한 고재현은 혹시 포즈로 V세리머니 아니면 상의 벗은 후 포효했던 자세가 아니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그 말에 자리에 있던 취재진이 웃으며 맞다고 화답하자, 고재현은 “평소에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세징야가 내심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동료의 전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축구장 근처 동상, 더군다나 K리그에서 활약한 선수, 심지어 외국인 선수의 동상을 극히 보기 힘든 한국 축구계의 실정을 떠올리면 과연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자격과 위상만을 가지고 논한다면 DGB대구은행파크 앞 세징야 동상에 반대할 대구 팬들이 있을까 싶다. 그만큼 세징야의 존재감과 기여도는 독보적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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