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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늘 시즌 막바지가 될 때마다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던 인천 유나이티드다. 이번 시즌에는 좀 다르다. 달라졌다. 20라운드를 마친 인천은 K리그1 6위에 자리하며 중위권에 안착했다. 시즌이 절반가량 남았지만 당장 강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서부터 인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인천은 23일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21라운드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무고사의 멀티 골 활약이 인천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탠 덕택이었다.

무고사는 지난 세 시즌과 올 시즌까지 인천에 몸담고 있는 4년 차 ‘인천러’다. 2018시즌 19골, 2019시즌 14골, 2020시즌 12골로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인천을 강등 수렁에서 끌어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차곡차곡 골을 쌓다 보니, 인천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 타이틀은 무고사의 차지가 됐다.

중요한 순간마다 나온 무고사의 활약으로 인천은 구사일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미 ‘리빙 레전드’인 그가 진짜 ‘레전드’ 대우를 받고 있는 이유다.

인천의 에이스였던 무고사는 2021시즌 절반 반환점을 지날 때까지 여덟 경기 출장에 그쳤다. 갖은 불운과 악재가 겹쳤고, 무고사는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올 초 무고사는 고국 몬테네그로로 날아가 아버지를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를 진행하던 무고사에게 날아든 건 병마와 싸우던 아버지의 부고였다.

게다가 무고사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데 더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격리와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무고사의 2021시즌 첫 출장은 4월 21일이 다 돼서야 성사됐다.

진즉 이루어졌어야 했을 무고사의 K리그 통산 100번째 경기 출장은 7월 23일 수원전이 됐다. 이번 시즌 무고사의 아홉 번째 출장 경기였고, 무고사는 리그 통산 49호, 50호 득점을 쏘아 올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무고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을 “강한 사람(Strong Man)”이라고 지칭했다. 그리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타격이 컸을 법했던 상황을 딛고 돌아왔고,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음에 자랑스러워했다.

그가 언급한 감독, 코칭스태프, 동료들,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도 인천의 ‘스트롱맨’이다. 조성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노력, 동료들의 헌신과 존중, 우정, 팬들의 지지와 사랑 없이는 무고사도, 인천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고사는 이들 모두를 “대가족(Big Family)”이라고 표현했다.

강해진 건 무고사만이 아니다. 강한 사람들이 모인 인천은 무고사보다도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온갖 풍파가 닥쳐도 인천 사람들은 ‘이런 일도 겪는구나’라는 초연한 마음가짐으로 상황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질 경기도 이기고, 이길 경기도 지는, 해볼 만한 경기는 다 해봤다”라는 조성환 감독의 발언에서 이와 같은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설령 인천이 다시 강등권으로 향하는 위기가 닥쳐온다고 한들, 이제는 걱정 대신 단단한 믿음으로 그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강한 선수와 더 강한 인천인데 무엇을 걱정하랴.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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