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평소 김학범 감독이 강조하던 움직임이었다. 이 전술이 정확이 맞아떨어지며 온두라스를 파괴했다.

28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5시 30분,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요코하마 국제 경기장에서 2020 도쿄 올림픽 B조 3라운드 대한민국-온두라스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6-0, 한국의 대승이었다. 김학범호는 전반 12·45+5분·후반 7분 황의조, 전반 19분 원두재, 후반 19분 김진야의 연속골로 온두라스를 손쉽게 요리했다. 후반 36분 이강인이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한국은 B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A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대진은 오후 10시 30분 무렵에 결정된다.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8강 진출 문턱에서 온두라스를 만났다. 운명 같은 조우였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의 8강 상대가 바로 온두라스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반 시작부터 강하게 온두라스를 밀어붙였다. 선수들이 빠르게 패스를 주고받았고, 라인을 올린 온두라스 배후로 침투했다. 이번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진야가 날카로운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 움직임은 김학범호의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한국의 압박은 매우 강했다.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온두라스 역시 선수 개개인 기술이 뛰어났으나, 전방과 중원 가릴 것 없이 이어지는 압박을 좀처럼 벗어나기 버거워 했다.

압박만 강한 게 아니었다. 전방에 도사린 공격수들은 온두라스를 역습으로 완전히 파괴했다. 스피드가 정평이 난 이동준과 수비 기여도가 높고 체력이 우수한 김진야, 좌우 날개가 날았다.

첫 골은 날카로운 역습이 제대로 통한 장면이었다. 황의조가 왼 측면에서 패스를 전방으로 보냈다. 황의조 쪽에 몰린 온두라스 수비는 이를 제대로 대체하지 못했다. 이 패스는 약간 긴 듯했으나 이동준이 워낙 빨랐다. 결국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파울이 나왔고, 선제골이 터졌다.

김학범 감독은 U-23 대표팀 부임 당시부터 압박을 굉장히 중요시 해왔다. 강한 상대를 만나서 엉덩이를 뒤로 빼기보다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었다.

1차 뉴질랜드전에서 선수들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고 발이 무거웠으나, 2차 루마니아전부터 이 전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3차 온두라스전은 김학범 감독의 전술의 정점이었다.

경기력이 점차 나아진다는 점에서 몹시 고무적이다. 8강으로 향하는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이 수준의 경기력을 보인다면 4강 진출도 기대해봄직하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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