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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이동경의 왼발만큼은 멕시코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기에 거침이 없었다. 신들린 왼발은 휘둘렀다 하면 골이었다. 6실점 대패 속에서 유일한 희망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국가대표팀(U-23 대표팀)은 31일 저녁 8시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8강 멕시코전에서 3-6으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멕시코가 전반 11분 마르틴의 선제골, 전반 29분 로모의 추가골, 전반 38분 코르도바의 페널티킥 쐐기골로 일찌감치 앞서갔다. 후반 9분에는 마르틴이, 후반 17분에는 코르도바가 각각 본인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 38분에는 아귀레까지 득점했다. 한국은 이동경이 전반 19분과 후반 5분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황의조가 헤더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김학범호의 에이스는 이동경이었다. 이강인이 아닌 이동경 카드를 꺼낸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전반전부터 활약이 대단했다. 이동경은 예리한 왼발 킥 감각을 여러 차례 뽐내더니 결국 전반 19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동경은 상대 페널티 박스 아크 부근 복판으로 돌진하던 김진규의 횡패스를 받은 뒤, 한 차례 접고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적절한 힘으로 감긴 슈팅은 백전노장 와일드카드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절묘하게 꽂혔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이었다.

이 골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동경은 전반 막판에만 두 번의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오로지 왼발 하나로만 만들어냈다. 프리킥 상황에서 칼날 같은 왼발 킥으로 오초아 골키퍼의 심장을 철렁하게 하더니, 추가 시간에도 오른 측면에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이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국은 전반에만 세 골을 내줘 후반전 만회 골을 빨리 뽑아내지 못할 경우 패색이 짙어질 공산이 컸다. 그런데 이동경이 1-3에서 2-3으로 따라가는 골을 만들어내며 김학범호에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이 골은 첫 번째 득점보다 더 대단했는데, 김진야가 상대 진영에서 따낸 공을 부족한 각도에서 지체 없이 처리하며 오초아 골키퍼를 뚫어냈다.

이동경은 이밖에도 여러 차례 좋은 패스와 슈팅으로 이날 김학범호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활약을 펼쳤다. 6실점은 분명 대단히 아쉬운 결과다. 대참사였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분전한 이동경의 활약에 힘입어 김학범호는 6실점을 했음에도 그나마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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