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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창원)

실점은 했지만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경남 FC 새내기 골키퍼 김민준이 K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설기현 경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황일수가 속한 경남은 31일 저녁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23라운드 안양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경남은 전반 19분과 후반 6분에 터진 황일수의 멀티골에 힘입어 전반 26분 모재현의 한 골에 그친 안양을 물리치고 승점 3점을 쌓는 데 성공했다.

설 감독은 이날 경기 라인업에 커다란 변화를 꾀했다. 이번 시즌 경남에 입단한 신예 골키퍼 김민준에게 골문을 맡긴 것이다. 설 감독이 김민준을 기용한 건 단순히 골키퍼 경쟁 우위만을 따진 결과가 아니다. 설 감독은 후방에 어린 선수들을 기용할 때 간혹 안정감을 잃는 모습을 보며 고민을 했다. 이에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을 구성하되 대신 22세 이하 선수 골키퍼인 김민준을 세워 약점을 메우려고 한 것이다.

2000년생 수문장 김민준에게는 부담 백배였을 K리그 데뷔전이었다. 2018년 일본 클럽 쇼난 벨마레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김민준은 이후 J3 클럽인 후쿠시마 유나이티드로 2년간 임대 생활을 하며 4경기를 출전한 바 있기에 완전히 ‘프로 초보’라고는 볼 수 없지만, K리그에서는 처음 잡아보는 출전 기회였기 때문이다. 사실 2018년 프로 데뷔 후 이날 안양전이 김민준에게는 가장 큰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난했다. 김민준은 이날 전반 26분 모재현의 날카로운 왼발 슛에 골문을 열어주긴 했지만, 이외의 상황에서는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은 전반 33분부터 약 3분간 거듭 코너킥을 안양에 내주며 수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때 김민준이 악착같이 펀칭으로 박스 외곽으로 볼을 걷어내며 경남이 실점하지 않도록 했다.

백미는 후반 39분에 나왔다. 좌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안양 공격수 심동운이 폭발적인 헤더슛을 날렸다. 골문 안으로 정교하게 날아간 슛이었던 데다, 시점상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경남은 또 승점 3점을 날릴 공산이 컸다. 하지만 김민준은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골문을 지켜냈다. 이 선방은 멀티골을 성공시킨 황일수의 활약만큼이나 결정적이었다.

설 감독 처지에서는 사실 도박이었을 것이다. 경험이 일천한 제3번 골키퍼인 김민준이 무너졌다면, 곧바로 감독의 책임론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설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 점을 각오하고 김민준을 피치에 내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민준은 감독의 부담을 완전히 날리는 활약을 펼쳐 보였다. 1실점했어도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한 K리그 데뷔전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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