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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인천은 가을에 강했다. 어떻게든 투지를 보여 리그 막바지 강등 전쟁에서 살아남곤 했다. 올 가을은 조금 다르다. 결국 파이널 A행이 물 건너간 아픈 가을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6일 저녁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6라운드 순연 강원 FC전에서 0-1로 졌다. 전반 추가 시간 마티야가 김대원의 코너킥을 머리로 밀어 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 인천은 승점 37로 리그 8위를 기록했다. 정규 라운드가 한 경기 남은 가운데, 파이널 A 마지노선인 6위 수원 삼성과 승점 5 차이로 벌어졌다.

이번여름 인천이 K리그에 일으킨 돌풍은 대단했다. 7월 치른 세 경기에서 3승을 차지했고, 8월에는 2승 1무 2패로 그래도 승점을 꾸준히 땄다. 지난 시즌 16라운드에 들어서야 겨우 첫 승을 딴 데 비하면 완전히 달라졌던 팀이다. 한때 리그 3위까지 오르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사실 가을에 정말 강했던 인천이다. 지난 시즌 파이널 B 5경기에서 3승 2패로 11위를 기록, 잔류왕의 명성을 이어갔다. 파이널 라운드가 9~10월 사이 열렸던 점을 고려하면 굉장한 ‘가을 동화’를 썼다. 이는 2018년에도, 201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 유독 이번 가을은 춥다. 7경기에서 고작 승점 1을 딴 인천이 빠르게 추락하는 건 당연했다. 파이널 A 마지노선을 놓고 경쟁하는 수원 삼성·제주 유나이티드 등 경쟁자들이 반전을 일으키며 착실히 승점을 쌓는 사이, 8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선수들이 안주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동기도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있겠다. 선수들이 이끌어내야 할 부분도 있다.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성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우연히 만든 게 아니라 선수들이 더 뛰며 노력한 거다.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이어가야 한다. 너무 안주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A매치 기간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여전히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인천은 김광석을 부상으로 잃은 후 수비 라인이 흔들리며 실점 빈도가 크게 늘었다. 당초 김광석은 파이널 라운드에 복귀해 잔여 일정을 치를 가능성이 있었으나, 훈련에서 2차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 아웃인 상태다.

공격진의 컨디션도 바닥이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대표팀 차출 이후 9월에 단 1득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게다가 10월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최종예선으로 인해 다시 고국으로 향했다. 이달 돌아온다고 해도 득점 감각을 되찾을 지 미지수다.

인천이 쓰던 ‘가을동화’의 개정판은 어느새 ‘잔혹 동화’가 됐다. 이대로라면 파이널 라운드에서 극적 반전을 일으킬 거란 보장이 없다. 일단 어떻게든 빨리 무승의 늪을 탈출해야 인천에 희망이 보인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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