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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박공원의 축구 현장

최근 국제 축구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FIFA 월드컵 격년제 개최 논의다. 모든 이들이 잘 알고 있듯, 월드컵은 올림픽과 더불어 4년 마다 벌어지는 빅 이벤트다. 하지만 향후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꽤나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경우에는 최근 FIFA 온라인 회의에서 격년제 개최에 찬성한다는 뜻을 던졌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격년제 개최안은 통과될 확률이 매우 높다. FIFA에 가입된 총 211개국 중 월드컵 본선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축구 역사와 전통, 실적과는 별개로 협회당 1표씩 주어진다. 이를테면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아시아 최약체 몰디브는 공히 1표씩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월드컵이 자주 개최되어야 본선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축구 약소국의 처지에서는 격년제 개최안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격년제 개최를 해야 한다면 그만큼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FIFA를 비롯한 모든 축구 관련 단체들은 4년 개최 주기에 맞춰 행정과 마케팅을 진행했다. 격년제로 열리게 된다면 이러한 헤게모니가 깨질 수밖에 없다. 준비 없이 격년제 개최안을 진행한다면 그만큼 부작용이 클 것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A매치, 그리고 월드컵은 협회 운영 예산 마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격년제 개최안은 이러한 수익구조에 대변혁을 일으킬 불씨가 된다.

이를테면 월드컵을 격년제로 개최하면 대륙별 연맹들은 자신들이 최고로 내세우는 대륙컵을 개최하는 데 애먹을 가능성도 있다. 각 대륙별 연맹들은 월드컵이 자주 열린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대륙컵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주 열리는 월드컵 때문에 대륙컵의 권위가 떨어질 수 있다.

월드컵 자체의 권위와 위상도 생각해야 한다. 최근에는 경기력적으로는 UEFA 챔피언스리그가 월드컵보다 더 뛰어나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렇지만 권위와 위상적인 측면에서 월드컵이 UEFA 챔피언스리그보다는 여전히 우위에 있다. 그 대단한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FIFA 월드컵은 마음대로 우승할 수 없다.

본선에 가는 과정은 험난하고, 최강자를 가리는 본선은 4년에 단 한 번 열린다. 조금만 삐끗해도 정상에 오를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그 과정을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잘 알기에 월드컵 챔피언을 향해 찬사를 보낸다. 그만큼 관심도가 높으니 마케팅적으로 부가가치가 뒤따른다. 하지만 격년제로 이뤄지면 이러한 효과가 반감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현재 FIFA의 의사 결정 체제를 고려할 때 격년제 안이 수면으로 떠오른 이상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때문에 격년제 개최를 통해 발생되는 문제점을 전 세계 모든 축구인들이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월드컵 본선행이 지상과제인 한국의 경우에는 이 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더욱 철저히 연구하고 대처해야 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現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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