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와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과 조영훈 기자가 함께 썼다. <편집자 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이 끝난 지금, 한국은 2승 1무로 2위에 올라있다. 홈 3연전인 점만 제외하면 이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이 서로 비겼기에 나쁘지 않은 결과다. 3차 시리아전은 어떠했는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축구 도사 황인범

멋진 활약을 펼친 두 선수의 개인 데이터를 가져왔다. 우선 첫 번째는 황인범이다.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황인범은 6개의 슛을 시도했다. 이중 유효 슛은 1회였지만, 우리의 귀중한 첫 번째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황인범은 키 패스 3회, 결정적 기회 1회를 생성하면서 득점뿐 아니라 도우미의 역할도 충실히 했다. 히트맵을 보면 전방에서 좌우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으로 움직임을 알 수 있다.

간만에 시원한 손흥민의 슛 세례

동점 이후 절망적 순간에 손흥민의 역전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오늘 이전 경기들과 다르게 슛을 많이 시도했다. 슛 8개 중 4개를 유효 슛으로 만들어 냈다. 이 중 하나는 귀중한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이 밖에도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등 수비에도 열심히 가담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 수비 집중력의 아쉬움

우리의 슛은 23개, 시리아는 7개로 3배가 넘는 슛을 우리가 기록하였다. 다만 전반전에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전반전 유효 슛은 0개로 모두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에 후반전에는 13개의 슈팅 중 6개를 유효 슈팅으로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이며 득점도 2회 성공시켰다. 다만 후반전에 시리아의 4개의 슛 중 3개나 유효 슛으로 연결되면서 수비가 다소 불안했다. 후반 35분 터진 시리아 동점골은 꽤 서늘했다.

시원했던 황인범의 중거리 슛

우리는 전반에 비해 후반전에 중거리 슛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황인범의 득점은 바로 이 중거리 슛에서 나왔다. 시리아는 전반전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1개의 슛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4개나 시도했다. 앞서 봤듯이 시리아의 유효 슈팅이 후반전에 3개였는데, 모두 우리 박스 안에서 시도했다.

이전 경기들과 달라진 점

이번 경기에서 우리의 주 공격 루트는 오른쪽이었다. 이전 경기들의 자료를 보면 공격 방향이 왼쪽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왼쪽보다 오른쪽의 공격 빈도가 아쉬웠던 이전 경기들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오른쪽을 적극 활용했다. 오른쪽에서 주로 공격을 하고 왼쪽으로 넘어갔을 때 황희찬에게 넓은 공간이 생겪다. 왼쪽 공격의 빈도는 낮지만, 주요 기회가 황희찬 쪽에서 나온 것을 고려해 보면 공격 방향 선택은 괜찮았다고 볼 수 있다.
 

시리아보다 더 적극적이었던 대한민국

보통 공격을 많이 시도하는 팀에 비해 수비하는 쪽의 수비 지표가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계속 수비를 하므로 절대적 수비 횟수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우리의 태클이나 인터셉트 숫자가 시리아보다 더 많았다. 특히 인터셉트는 적극적인 수비를 펼쳐야 높게 측정되므로 우리가 공격을 시도하면서도 볼을 잃었을 때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리어는 시리아가 훨씬 높게 나왔다. 클리어는 전형적인 상대의 공격 횟수와 비례하는 지표로 우리가 공격을 더 많이 시도했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후반에 상대에게 박스 안에서 슈팅을 많이 허용한 것은 별도로 개선해야 할 문제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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