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소속팀 페네르바체에서 한참 주가를 높이는 김민재의 활약이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공격력이라면 빠지지 않는 이란을 상대로도 수비력이 빛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 4라운드 이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3분 손흥민의 득점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30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에게 실점하면서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이날 무승부에 따라 한국은 2승 2무를 기록, 승점 8점으로 그룹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김민재는 김영권과 함께 센터백 라인을 구축했다. 두 선수는 이란이 다소 물러섰던 전반전, 좋은 패스로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을 잘 수행했다. 주로 올라선 좌우 풀백을 향하거나, 중앙에 선 정우영에게 이어주는 패스였다.

상대 압박에 패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는 과감성이 있었다. 전반전 하프라인 근처까지 돌파해 들어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달한 장면은 김민재의 상황 판단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었다.

간간히 시도하는 이란의 공격도 김민재 덕에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사르다르 아즈문-메흐디 타레미 투톱에게 기회가 많지 않았을뿐더러 어렵게 연결된 기회마저 김민재가 지워버렸다.

넓은 수비 범위와 영리한 예측이 빛났다. 한국은 풀백이 올라가서 공격 작업을 돕는 장면이 잦았는데, 중간에 볼이 끊기더라도 김민재가 좌우로 넓게 움직이며 상대 공격을 끊어냈다. 왼 측면 위어로 나선 자한바크슈도 좀처럼 침투하지 못했다.

똑똑하게 수비하는데 피지컬로 윽박지르니 상대가 대처하기 어려웠다. 전반전 막바지, 타레미와 경합하는 상황에서 김민재가 어깨로 밀자 타레미가 쓰러졌고, 공중볼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 아즈문도 김민재와 헤더 경합에서 이기지 못했다.

후반전 동점골이 들어갔으나, 이는 엄밀히 김민재와 연관성이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오른 측면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가 헤더로 연결됐다. 우리 수비진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구석으로 향했다.

피지컬로는 아시아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는 이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김민재가 보여준 활약은 극찬을 받아도 모자람 없었다. 김민재는 어느새 유망한 수비수를 넘어서, 대표팀의 핵, 나아가 수비진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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