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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손흥민이 지긋지긋한 이란전 악연을 어느 정도 털어내는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 골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말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 4라운드 이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3분 손흥민의 득점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30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에게 실점하면서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이날 무승부에 따라 한국은 2승 2무를 기록, 승점 8점으로 그룹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의 2선 공격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처진 스트라이커 혹은 측면 날개 할 것 없이 자신에게 볼이 주어지면 과감하게 골문을 겨냥하며 한국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전에는 이란 수비의 견제 때문에 슛 블럭되는 상황이 많았는데, 후반전 시작 후 이란에 치명상을 안기는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3분 하프 라인 인근에서 볼을 잡은 이재성에게서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라반드와 맞선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이 패스를 시도할 때 지능적으로 수비 배후로 파고드는 움직임, 골키퍼가 전진 수비하자 무리하지 않고 오른발로 깔아차는 영리한 마무리로 가볍게 득점을 해냈다. 그간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에서 승리는커녕 한 골 넣기도 힘들었던 탓인지 손흥민의 득점을 보고 이렇게 쉽게 들어갈 수 있나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기록이 말해준다. 한국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총 여덟 차례 아자디 원정을 치렀다. 1974 테헤란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맞대결 이후 이번 경기 손흥민의 득점이 터지기 전까지 무려 47년 1개월 2일 동안 아자디에서 골을 터뜨린 선수는 단 두 명, 이영무와 박지성 뿐이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기록인 박지성의 골은 2009년 2월 12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만 12년 8개월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국이 골을 만들어냈다. 정확히 4,626일 만의 일이다.

손흥민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을 득점이다. 손흥민은 2012년 10월 16일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맞대결을 시작으로 이번 이란전이 일곱 번째 승부였다. 지난 여섯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주먹 감자 사건으로 기억되는 2013년 6월 18일 울산에서 벌어진 홈 경기에서는 굴욕적 패배를 당하는 아픔도 있었다. 에이스로서 마음 고생이 꽤 컸을 것인데, 이번 득점을 통해 어느 정도 부담을 덜었다.

다만, 후반 30분 자한바크슈에게 내준 실점 때문에 끝내 웃을 수 없었다. 어쩌면 사상 최초의 아자디 원정 승리 주역이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나, 후반 중반 이후 이란에 흐름을 넘겨준 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손흥민 처지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울 아자디 원정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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