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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골키퍼는 아무리 잘해도 한번 삐끗하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이란을 상대로 빼어난 선방을 보였던 김승규는 단 한 번의 판단 미스 때문에 아쉽게도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 4라운드 이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3분 손흥민의 득점으로 앞서갔으나, 후반 30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에게 실점하면서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이날 무승부에 따라 한국은 2승 2무를 기록, 승점 8점으로 그룹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란이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리는 무서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니 어찌 보면 김승규에게 행운이 따르는 경기기도 했다. 그러나 무조건 행운에 편승한 활약상은 아니었다. 김승규는 자칫하면 이란에 흐름을 넘겨줄 수 있는 위기를 무마시켰다. 바로 전반 43분 상황이다.

박스 외곽에서 순간적으로 사르다르 아즈문에게 슛 기회를 내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아즈문의 오른발 강슛이 한국 골문 구석을 향해 정확히 날아왔는데, 김승규가 이 슛을 막아냈다. 이후 박스 안에서 볼이 튀어오르는 상황이 주어지자 타레미가 환상적인 시저스 킥을 시도햇는데 이것도 막아냈다. 그리고 자한바크슈가 박스 밖에서 볼을 잡아 기습적으로 중거리슛을 날렸는데 이마저도 쳐냈다.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골과 다름없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는데 김승규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골문을 철통 같이 지켜냈다. 만약 이때 실점했더라면 한국은 후반전에 매우 힘든 경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 30분 자한바크슈에게 내준 실점 상황에서 약간의 판단 미스가 아쉬웠다. 사실 김승규 처지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 이란 진영에서 공세를 취하다 역습을 당해 순간적으로 위기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박스 외곽에서 안쪽 공간으로 파고들던 아즈문을 향한 이란의 전진 패스가 날아들었다. 아즈문이 박스 안 우측 사각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고, 이 패스가 다소 길었기에 김승규가 나가려다 잠시 멈췄다. 섣불리 덤비는 수비를 했다가는 아즈문의 페널티킥 유도 동작에 걸릴 수 있었고, 패스 자체가 길어 아웃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즈문이 이 볼을 살리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볼을 향하던 김승규가 골문 왼쪽 방향으로 중심이 흔들렸고, 반대편으로 향한 크로스를 이어받은 자한바크슈의 헤더가 상당히 예리했다. 이때 아즈문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 있던 다른 선수들이 커버해주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볼에 시선을 빼앗긴 수비수들이 자한바크슈에게 노마크 헤더슛을 내주고 말았다. 김승규는 다이브하며 막으려 했지만, 볼은 손을 스치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훌륭했던 김승규 처지에서는 다소 억울했을 실점이다. 아마 자한바크슈의 헤더슛이 손끝에 스쳐 골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승점 2점이 증발하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래도 이 실점 하나로 이란 원정을 버텼다는 것이다. 때문에 실패는 아니다. 다만 향후 승부에서는 좀 더 지능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최종예선에서는 이처럼 조금만 틈을 보여도 상대가 파고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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