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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우리는 ○○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종의 밈(meme)이다. 해당 집단이 최고로 여기는 아이콘, 전설적 인물들이 주로 들어간다.

수원 삼성 팬들에게 살아있는 전설이자 최고의 인물은 염기훈이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염기훈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말이 돌고 있다. 수원의 대표적 선수이자 레전드, 그리고 현재 수원이라는 팀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바로 ‘염기훈’이다.

염기훈을 향한 팬들의 신뢰와 애정은 ‘두텁다’거나 ‘대단하다’는 말로는 결코 마름질할 수 없다. 그에게 쏟아내는 애정의 크기는 감히 제3자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며, 애정의 깊이 역시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수원 팬들에게, 그리고 수원이라는 클럽에서 염기훈의 존재란 상상을 뛰어넘는다.

염기훈은 지난 21일 대구 FC 원정에서 이운재가 보유하고 있던 수원 소속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391경기. 이운재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수원에서 뛰며 세운 390경기 출장 기록을 넘은 것이다. 염기훈이 2010년부터 수원에 몸담았으니, 12년간 쌓아온 대기록이다. 기존의 전설보다도 빠르게 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수원 구단은 28일 울산 현대전 홈경기에서 이른바 ‘염기훈 데이’를 마련했다. 공식적으로 염기훈의 날을 선포(?)한 것은 아니지만, 구단과 팬들은 그의 기록을 축하하는 자리로 홈경기를 꾸몄다. 경기장 난간에 내걸린 수십 벌의 염기훈 유니폼, 경기 킥오프 전 N석에 내걸린 푸른 유니폼 형태의 대형 통천, 전광판을 통해 표출된 기념 영상으로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염기훈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구단과 팬들을 대하는 자신의 ‘팬심’, 그리고 ‘진심’을 이야기했다. 스스로 수원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느끼며 진심을 다해 행동했다. 성적 부진에 성난 팬들 앞에 나서 눈물을 떨구며 간절하게 호소하던 선수, 수원에 몸담은 12시즌 중 7시즌이나 주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기꺼이 떠안으며 팀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바로 염기훈이었다.

그는 필요할 때 영웅처럼 나타나 팀을 구했다. 그 결과 ‘염기훈 팀’이라는 농반진반의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을 테지만, 염기훈과 팬들은 한 목소리로 “이 사랑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제약 없이, 또 후회 없이 사랑할 더 많은 날들이 남아 있기를 바라본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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