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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안양)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한국이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제 여름과 겨울 밖에 남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축구장은 예로부터 여름과 겨울 두 계절 밖에 없는 공간으로 악명이 높았다. 야간 경기가 열리는 현재 축구장은 ‘한여름’이다. 7월 6일, FC 안양과 충남아산 FC의 K리그2 경기가 열린 안양에서는 모든 이들이 무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경기 킥오프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었다. 경기를 약 2시간 앞둔 오후 5시 30분, 안양 종합운동장 근처의 기온은 30도를 크게 웃돌았다. 스마트폰 날씨 앱으로 ‘체감’ 기온을 찾아보니 4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경기 기록지에 적힌 공식 기온은 31도였다.

경기가 시작한 후에도 기온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주 소량의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그쳤다. 경기 전 뿌린 물과 빗방울, 조명탑까지. 습도와 열기를 더한 경기장은 사우나처럼 달아올랐다.

전반 25분,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양 팀 선수들을 벤치로 들여보냈다. ‘쿨링 브레이크’를 발동한 것이다. 선수들은 급히 목을 축이며 더위를 달랬다. 사령탑들도 수건을 꺼내들고 바쁘게 땀을 훔쳤다.

덥기는 관중들도 매한가지였다. 응원도구로 배포된 클래퍼를 연신 흔들며 손부채로 사용했고, 더위를 이기지 못해 마스크를 잠시 내린 채 숨을 몰아쉬는 모습도 보였다. ‘손풍기’로 불리는 휴대용 선풍기도 직관 필수품이 된 듯했다. 그럼에도 열띤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전이 한창인 오후 9시에도 기온은 30도를 유지했다. 오후 9시 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인데, 이 기준을 충족한다. 해가 떨어진 지 한참 후였지만 후끈한 열기가 가시지 않았고, 선수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축구장의 여름은 9월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체력전이다. 무더위와 싸움에서 이기는 팀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듯하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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