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대전)

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의 깜짝 카드가 제대로 발동했다. 2003년생 공격수 배준호가 이 감독에게서 받은 기회를 멋지게 살렸다.

배준호가 속한 대전하나는 18일 저녁 7시 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27라운드 서울 이랜드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대전하나는 전반 27분 배준호, 후반 20분 윌리안, 후반 36분 레안드로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10분 츠바사의 한 골에 그친 서울 이랜드를 물리치고 승점 3점을 쌓았다.

이날 이 감독이 발표한 대전하나 명단에는 익숙지 않은 선수가 선발에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배준호다. 배준호는 2022시즌 자유 계약 형태로 대전하나 유니폼을 입은 2003년 신예 공격수다. 과감한 돌파, 깔끔한 패스, 준수한 득점력을 고루 갖춘 특급 유망주이며, 고교 무대에서는 최고의 잠재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라 허정무 대전하나 이사장이 직접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후문을 남기기도 했다.

일단 선수 성장 가능성을 기막히게 간파하는 ‘허카우트’의 레이더망에 잡혔다는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유망주라 할 수 있겠는데, 이 배준호에게 이 감독이 모처럼 출전 기회를 주었다. 이날 서울 이랜드전은 배준호의 통산 세 번째 K리그 출전이다.

이 감독은 배준호의 깜짝 출격에 대해 “꾸준히 지켜본 선수다. B팀에서 뛰는 걸 계속 봤다. 훈련을 함께 하면서 좋은 장점이 많이 나왔다. 그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때만 해도 22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을 의식한 기용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배준호는 기대 이상이었다.

대전하나는 이날 서울 이랜드전 전반전 중반까지 상대의 매서운 공격에 꽤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전반 16분 서울 이랜드 스트라이커 까데나시, 전반 21분 미드필더 김정환에게 위험한 헤더슛을 내줬는데, 수문장 이창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여지없이 실점했을 것이다. 반대로 대전하나는 이렇다 할 유효슛이 없었다.

하지만 이 흐름을 배준호가 바꿨다. 전반 27분 역습 상황에서 레안드로가 올린 왼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가볍게 밀어 넣으며 대전하나에 선제골을 안겼다. 다소 수세에 몰렸던 흐름을 이 한 방을 통해 벗어날 수 있었다. 배준호가 확실한 결과를 내자, 이 감독은 더욱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덕분에 배준호는 전반 45분을 가득 채우고 김승섭에게 자리를 내줬다.

대전하나는 최근 윌리안, 헤나투 카이저, 주세종 등 즉시 전력감을 보강하며 승격을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수한 선수들이 상당수 합류한 만큼 팀 내에서 주전 경쟁이 상당히 격화되어 있다. 마사마저도 선발로 나서기 쉽지 않다. 이 감독은 벤치에 앉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건전한 경쟁 구도를 이어가는 데 상당히 큰 힘을 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준호라는 신예가 샛별처럼 등장했다. 이 감독은 선발 선수를 추릴 때 더욱 고민할 듯하다. 물론 행복한 고민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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